몇 년 전부터 미국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자녀의 성별을 탈피하는 '성중립 양육'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여자 어린이들의 오랜 친구 '바비 인형' 제조사 미국 마텔이 최근 '성중립 인형'을 출시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가치관이 성립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온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자녀의 성별을 탈피하는 '성중립 양육'이 확산하는 가운데,'바비 인형' 제조사 미국 마텔이 최근 '성중립 인형'을 출시해 논란이 일었다.(사진제공=Mattel)
 
성중립 양육, 대다수 부모 "우려스러워"

 
'성중립'(Gender-Neutrality)을 외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트렌드의 중심인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성별에 따르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자녀들을 양육하는 셀럽이 증가하면서 파장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배우 샤를리즈 테론은 입양한 아들 잭슨이 3살부터 '딸'로 성장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테론이 최근 SNS에 게시한 사진에서도 잭슨은 긴 머리에 빨간 원피스 입은 모습이었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딸 샤일로 역시 3살 때부터 본인을 '남자'로 불렀으며, '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미국 할리우드의 셀럽뿐 아니다. 지난달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한 부부가 성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17개월 된 아기의 성별을 숨기고 성중립 양육을 고수해 논란이 일었다. 이들 부부는 남아용과 여아용 옷을 번갈아 입히고, '그들'(They)이라는 단어로 아이를 지칭했다.
 
성중립 양육의 움직임은 완구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랫동안 전 세계 여자 아이들의 친구이자 이상형이었던 '바비인형'(barbie). 바비 인형을 만드는 미국 마텔(Mattel)이 최근 '성중립 인형'(Gender-Neutral Doll) 출시를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와 타임(TIME) 등에 따르면 마텔은 '창조 가능한 세계'(creatable world)라는 이름의 새로운 바비 인형 라인업, 이른바 성중립 인형을 선보였다. 성중립 인형은 하나의 인형 키트에 길고, 짧은 두 가지 가발과 치마, 바지 등 여러 가지 의상이 구성돼있어, 아이들의 취향에 따라 성을 선택하고 직접 남자 혹은 여자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대다수의 부모는 미국의 성중립 인형 출시가 마냥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직 가치관이 성립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정체성의 혼란과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7살짜리 딸을 둔 김 씨(40, 여)는 "실제로 해외 유명 스타들의 성중립 양육이 보도되면서 알게 모르게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딸이 마루인형을 좋아하는데 만약 성중립 인형을 갖고 놀면서 성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질까 봐 걱정된다"며 "교육·제도적으로 막을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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