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청소년 대다수가 ‘가출 후 생계비 마련’을 위해서 성매매를 시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계비를 빠른 시일 내에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성매매에 발을 들이게 되는 것이다. 한편 가출 청소년 절반 가량이 비자발적으로 집을 나오는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성매매청소년 대다수가 '비자발적인 가출 후 생계비 마련'을 위해서 성매매를 시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가정폭력 못 견디고 가출 후 성매매

대구위기청소년교육센터가 상담을 받은 성 착취 피해 청소년 2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초 성매매 시작 연령은 중학생 나이인 14~16세가 58.3%로 가장 많았다.
 
평균 16.18세의 청소년들을 성매매에 뛰어들게 한 가장 큰 배경은 ‘가출’이었다. ‘가출 후 생계비 마련’이 44.8%로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 이들 10명 중 7명(76.1%)은 가출 경험이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가출 청소년’은 여전히 비행 청소년으로 낙인 찍혀 있다. 반항기가 가득해 화장을 진하게 하고 담배를 피우며 문란하고 방탕한 생활을 할 것이라는 편견이 가득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출을 결심한 이들을 반항아로 비난하기엔 그 배경이 가볍지 않다.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는 지난 6월부터 한 달간 전국 쉼터 130여 곳 가운데 93곳의 가출 청소년의 특성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청소년 40.1%가 ‘가정폭력을 견디기 어렵다’는 이유로 집을 나왔다. 20.9%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았다’며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왔다. 사회의 편견처럼 ‘친구와 놀기 위해’, 혹은 ‘자유로운 생활을 위해’는 5%에 불과했다. 이들 중 절반은 “집에 돌아가도 같은 문제를 겪어야 해 무섭다”며 귀가를 거부했다.
 
월드비전 김순이 국내사업본부장은 “가출 청소년 대다수가 가정에 돌아가더라도 또 가정폭력 등으로 생존을 위해 가정 밖으로 나가게 된다”며 “이들을 ‘가출 청소년’이 아닌 비자발적으로 가정을 떠나게 된 ‘가정 밖 청소년’으로 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지원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으로 가정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나와 있는 가출청소년들을 위해 전국 곳곳에 ‘청소년쉼터’가 마련돼 있다. 매년 수만 명의 청소년이 이 쉼터를 찾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된 바가 없고 쉼터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범구 서울시립청소년이동쉼터 동북권 소장은 “2010년 이후부터 청소년 쉼터 실태 조사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있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실행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가정 밖 청소년 현황과 실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효율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청소년성매매의 가장 큰 원인인 ‘가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자신의 상처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물려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따라서 부모의 상처가 먼저 해결되기 위해 상담을 통한 치유가 필수적이라고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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