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취업률과 조기 취업 등으로 각광받던 특성화고등학교가 취업률 급감으로 학생을 잃고 있다.
 
 ▲12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9 우수기술연구센터(ATC) 사업 성과교류회 및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채용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신문)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9년 서울 특성화고 학생 708명이 일반고등학교로 전학했다. 학생들이 소질과 적성이 맞지 않아 다른 계열로 학교를 옮길 수 있도록 '진로변경전학'을 선택한 것이다.

천안지역 특성화고등학교의 경우 취업률 저하로 인해 존폐위기에 처했다. 2016년을 기점으로 취업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단 한 곳을 빼고 취업률 50%대가 무너졌다. 부산지역 특성화고의 경우 취업률이 최근 2년간 17.5%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만연하다. 2018년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전년도 74.9%보다 9.8%포인트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보다 역대 두 번째로 낮은 65.1%를 기록해 취업전선에 빨간불이 켜지며 학생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서울지역 특성화고 70곳 중 절반이 넘는 38개교의 입학 정원이 미달되는 등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가 특성화고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교육통계 서비스에 따르면 2014년 60만6063명에 달하던 고교 입학생이 지난해 45만7866명으로 14만만8197(24.4%)이 감소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학교마다 학생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은 특성화고 8곳의 교명 변경 신청을 한꺼번에 승인했다. ‘상업’ ‘공업’ ‘산업’ 등 전통적인 단어 대신 ‘의료’ ‘문화예술' '외식' '소프트웨어' 같은 단어가 학교명에 포함됐다. 내년 3월부터 서울 성북구의 고명경영고는 '고명외식고'를, 관악구의 광신정보산업고는 '광신방송예술고'를 새 교명으로 사용한다.

이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과거 정부 차원에서 특성화고 학생을 위한 취업장려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 특성화고의 장점은 거의 사라진 지 오래됐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정원미달 특성화고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명문 특성화고 발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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