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3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교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데일리굿뉴스는 낯선 타국땅에서 복음으로 변화된 사람들을 만나보는 '한국에서 만난 하나님'을 기획보도하고 있다. [편집자 주]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이슬람과 전통종교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복음을 듣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 내전 상황까지 겹치며 고국을 탈출해 난민이 되는 사람의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취업과 난민신청을 위해 한국을 찾는 아프리카인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의 한국생활을 도우며 복음을 전하는 엘림소망교회를 찾아가봤다.
 
▲엘림소망교회는 대로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좁고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소문을 듣고 발걸음을 향하는 아프리카인들이 많다. ⓒ데일리굿뉴스

예배, 현지 모습 그대로…"고향 돌아가 예수님 전하고 싶어"

주일 오전 11시. 예배시간이 됐지만 엘림소망교회 예배당에는 성가대까지 10여 명의 성도가 모였다. 그 수는 금새 예배당 다 채울 정도로 불어났다. 예배 모습을 보고 있자면 영락없이 아프리카 현지의 예배다.

대로변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 위치한 교회에 왜 이렇게 많은 아프리카인들이 모이게 됐을까.

교회에 모인 성도들의 대다수는 난민신청자들이다. 고국의 상황이 어려워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난민이 됐는데, 이 교회를 찾아가면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을 전해듣고 자연스럽게 모이게 된 것. 그렇게 예배에 한, 두번씩 참석하면서 복음을 듣게 됐다.

엘림소망교회 담임 이복자 선교사는 "아프리카, 우리나라, 세계의 문화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인들과 같이 생활해보면 어떻게 저렇게 풍습이 똑같을까를 느낀다"며 "이들이 처음 왔을 때 한국 식으로 예배를 드렸다. 하지만 이들만의 연대가 강하고 더욱 아프리카인들이 제대로 된 예배를 느낄 수 있도록 아프리카 사람을 목회자로 세우고 아프리카 스타일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곳의 모든 예배는 영어와 자국 언어로 진행된다. 찬양시간마저 아프리카 현지의 모습 그대로다. 이복자 선교사는 한국인이 타국에서 한인교회를 찾는 것처럼 우리나라를 찾은 이들도 똑같을 것이라 생각하고 16년 전부터 아프리카인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존슨 아두라 오예콤비(24·나이지리아)는 "교회의 모든 환경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고 평안함을 느낀다. 엘림소망교회에 와 있으면 분명한 하나님의 일부분을 느낄 수 있다"며 "제 비전은 고향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것, 특히 저만의 가스펠 뮤직 미니스트리를 만들어 음악으로 예수님을 전하는 것이다"라고 고백했다.
 
▲엘림소망교회 예배 모습. 현지 모습 그대로 예배가 진행된다. ⓒ데일리굿뉴스

이 선교사는 아프리카 이외에 여러나라에서 찾아오는 이주민들을 모아 각 나라별 교회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실제로 7년 전에는 네팔, 5년 전에는 러시아·고려인, 6개월 전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온 이주민들을 모아 지인 목회자에게 연계해주고 사역하도록 돕기도 했다.

오래되고 열악한 예배환경이 보여주듯 교회의 재정은 어려운 상황이다. 얼마 전에는 교회건물이 경매에도 넘어갈 정도로 한국교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런 가운데서도 세계를 향한 복음전파에 힘쓰겠다는 엘림소망교회 성도들의 모습은 세계선교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일깨워주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