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폭풍전야에 휩싸인 홍콩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 및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가 18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렸다. 이 가운데 중국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이 홍콩 경계에서 10분 거리인 광둥성 선전시에 전진 배치돼 중국의 무력진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간인권전선 주도로 18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평화시위 여부 주목 "中 무력개입 명분 사라질 수 있어"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 주도로 18일(현지시간) 오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검은 폭력과 경찰의 난동을 멈춰라'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렸다.
 
홍콩 시민들은 집회 시작 시간인 오후 2시 무렵부터 빅토리아 공원을 가득 메웠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인파가 몰려들었다.
 
시위를 주최한 민간인권전선은 "오늘 집회에 참여하는 인원이 100만 명을 넘을 수 있지만 빅토리아 공원에는 10만 명 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다"며 "경찰의 요구를 받아들여 '유수(流水)식 집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이 밝힌 유수식 집회는 홍콩 시민들이 집회장에 15분만 머무르다 빠져나가 '물처럼 무리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주최 측은 '화이비(和理非, 평화·이성·비폭력) 집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시위대원들에게 평화시위를 위해 자제해줄 것을 거듭 호소했다.
 
시위대원들의 '검은대행진'은 폭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진행됐다. 검은 옷을 차려 입고 우산을 든 시위대원들은 '5개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공격 표적이 아니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시위대원들의 5개 요구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폐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경찰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홍콩 경찰은 당초 빅토리아 공원에서의 집회는 허가했지만 시가행진은 불허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시위 강경 진압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의식한 듯 시위대와의 충돌은 최대한 자제하려는 눈치다.
 
홍콩의 경찰 관계자는 홍콩 명보를 통해 "시위대가 자유롭게 행진하는 것을 용납할 것"이라며 "시위대가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한 경찰도 무력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무력진압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중국이 중국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이 홍콩 경계에서 10분 거리인 광둥성 선전시에 전진 배치되면서 중국의 무력진압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날 화이비 집회가 끝까지 유지될 경우 중국의 무력개입 명분이 사라질 수 있어 집회의 마지막까지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홍콩 시위 정국이 다소 안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