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5일에 이어 오늘 새벽 또 한 번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벌써 4차례 발사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정치권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대응에 대해선 선명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이 가운데 북한의 잇따른 도발 배경과 의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31일 새벽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2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北, 올해 단거리 미사일 총 4차례 7발 발사
 
합동참모본부는 31일 북한이 이날 오전 5시 6분, 5시 27분경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올해만 벌써 4차례, 총 7발 발사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고도는 약 30km, 비행거리는 약 250km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탄도미사일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이날 발사된 첫 번째 미사일은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이지스함에서 최초 포착됐다. 이어 두 번째 미사일은 MCRC와 이지스함,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에서 거의 동시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61회 KIDA 국방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겨냥해 이례적으로 적(敵) 개념을 꺼내 눈길을 끌었다. 정 장관이 지난해 9월 취임한 후 사용한 가장 강한 표현이다.
 
정 장관은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敵)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우리 방어자산의 요격성능 범위에 들어있다"며 "모든 작전운영시스템도 북한보다 우리가 월등하다"고 강조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북한 도발은 비판…대응엔 선명한 입장차
 
정치권에서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북한의 잇따른 군사 행동에 한반도 평화에 전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에 방해만 된다"며 "9·19 남북군사합의 정신을 준수해 평화를 해치는 일체의 위협과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도발이 9·19 남북군사합의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북한은 3차례 미사일 도발을 함으로써 삼진아웃"이라며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11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개최된 NSC 회의에서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에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상임위원들은 "관련 동향을 주시하며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지난달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미 3자 정상회동 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 재개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이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대미압박 의도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다음 달 예정인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우려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미국과 실무협상을 하기 전에 자기들이 해야 할 것들을 하고, 혹 상황이 나빠질 경우를 대비해 압박 차원에서 발사한 의미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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