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방영된 KBS TV 다큐멘터리 '앎: 교회오빠'를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교회오빠'. 개봉 2개월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기독 영화계의 새장을 열었다.
 
전 국민의 가슴을 울렸던 故 이관희 집사의 마지막을 담은 영화 속 이야기를 이제 책으로도 만나 볼 수 있다. 성경의 욥처럼 환란 가운데서도 오직 주님만을 신뢰하며 삶의 희망을 전한 이 집사 부부의 감동스토리를 한 권의 책에 꾹꾹 눌러 담았다.
 
 ▲영화 <교회오빠> 스틸 이미지.

카메라로 담지 못한 이야기 전해
 

교회오빠를 연출한 이호경 감독과 故 이관희 집사의 아내 오은주 집사가 영화로는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진심 가득한 글로 담아냈다.
 
'현대판 욥'이라고 불리는 이들 부부의 비극은 행복의 순간에 찾아왔다. 딸 소연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서 나오는 날 듣게 된 이 집사의 대장암 4기 판정.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과 아내 오은주 집사의 4기 혈액암 발견까지 그야말로 연이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부부는 깊은 탄식을 내뱉지만, 그럼에도 절망 속에서 살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삶 가운데 감사가 넘치고 찬양이 넘친다. "남편은 마지막 순간까지 한 번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암 재발 판정을 받고도 오히려 감사할 것을 찾았다. 고난이 깊어질수록 남편은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게 체험하는 듯 했다"(p226)고 곁을 지킨 아내는 고백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온전한 믿음을 보였던 이관희 집사의 모습은 현재 주어진 삶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비기독교인들에게는 삶을 대하는 태도를, 기독교인들에게는 개인 신앙을 돌아 보게끔 만든다.
 
책에는 아내 오은주 집사의 심경과 남편과의 기억, 신앙적 깨달음이 모두 담겨 있다. 서먹했던 첫만남부터 프로포즈의 순간, 신앙심이 깊지 않았던 그가 이 집사를 통해 변화된 지점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언하고자 했기 때문에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는데 주저함이 없다.

특히 책의 또 다른 저자인 이호경 감독이 전하는 영화 뒷얘기도 눈길을 끈다. 비기독교인이자 기독교에 대해 전혀 몰랐던 그가 '부부'를 만나 촬영하면서 느낀점들을 글로 옮겼다.
 ▲<교회오빠 이관희>, 국민일보 

 
이관희와의 만남을 '진짜 살아있는 욥을 만난 느낌'이라 말한 이 감독은 "철저하게 무너져버린 상황에서 올린 그의 기도는 종교의 유무를 떠나 충격과 의문, 감동으로 다가왔다"며 "부부의 말들은 자기들 앞에 몰아쳐오는 폭풍에 맞서 처연하게 뱉어 낸, 피와 살이 묻어있는 생명의 언어였다. 이 언어들이 각자에게 새롭게 재해석 돼 생명력을 얻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가 질병을 만나서 오늘 하루도 이렇게 우리의 삶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적이고 하나님의 은혜인지 우리는 암이라는 질병을 통해서 깨달았잖아."(p72)
 
책을 통해 만나는 부부의 감동스토리는 영화와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부부가 주고받은 깊은 영성의 언어들을 활자 그대로 알알이 가슴 속에 박을 수 있다. 이들이 보여준 믿음과 삶, 주고받은 언어들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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