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설 시험을 치르는 초등학생이 늘고 있다. 마치 야간자율학습이 자율화 되거나 폐지되면서 학원과 독서실을 찾는 학생이 늘어난 것처럼 초등학교에서 시험이 사라지자 외부 사설 시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험이 두렵다는 중학교 1학년 학생 (사진제공=tvN '유퀴즈온더블럭' 캡쳐)

사설 시험 응시자 5년 새 '2배'
 
현재 전국 대부분 초등학교는 중간?기말고사를 치르지 않는다. 2011년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경기, 울산 등 초등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가 사라지고 쪽지시험 형태의 단원평가로 대체하고 있다. 2017년에는 '초·중·고 국가 학업 성취도 평가'도 폐지되면서 실질적으로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고 있다.
 
학교 시험이 사라지자 사설 시험의 인기가 늘었다. 국내 최대 규모 사설 수학 시험인 'HMC 해법수학 학력평가'는 응시자가 5년 사이 두 배 정도 늘었다. 초·중학생 대상이지만 응시자 90% 이상이 초등학생이다.
 
이 시험은 응시자가 연간 20만 명 수준일 때도 있었다. 그러나 2011년 교육부 방침에 따라 외부 경시 대회 등 수상 실적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못하게 되고 학령인구도 줄면서 응시자 수는 2014년 6만 3,708명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매년 상승해 지난해 10만 2,995명이 시험을 치렀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6만 1,553명이 응시해 하반기까지 합치면 12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부모들은 아이의 객관적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사설 시험을 찾는다고 했다. 학업 스트레스를 줄인다지만 공부하는 아이들의 부족한 부분과 객관적 실력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아이들은 시험을 반기지 않는다. 얼마 전 tvN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시험에 대한 압박감'을 토로했다. 그들은 "중학생 된 것이 별로 좋지 않다"며 "시험을 너무 많이 보고 망칠까 무섭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교육학과 김경회 교수는 "국가 교육이 시험을 폐지하는 등 학력을 중시하지 않는 쪽으로 나아가는데 오히려 가정 형편에 따른 격차와 사교육비 부담은 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학업 성취도 평가만 떨어지고 있다"며 "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기본 학력을 잡아주지 않으면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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