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박사(물리학)·밝은빛명광교회 교육목사 ⓒ데일리굿뉴스
사람의 몸은 물이 1~2% 정도만 부족해도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된다. 5% 정도가 부족하면 거의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며, 12% 정도가 부족할 경우 생명을 잃게 된다. 사람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다 물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러므로 물은 우리들의 생명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태교, 1991).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동서양의 고대 신화와 철학은 물을 생명의 기원으로 보기도 하고, 만물의 근원으로 말하기도 한다.

물의 속성 중 가장 기본이 사물을 깨끗하게 하는 작용이다. 그 세척력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속성은 ‘물’을 ‘생명 그 자체’로 보는 우리의 일반적·종교적 관점에 반영돼 있다. 고대 종교 의식에서 물이 사람을 정결케 하는 효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것이 그 예 가운데 하나이다.

구약 성경에도 같은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물로 씻어 정결하게’(겔 16:4), ‘그 내장과 정강이를 물로 씻을 것’(레 1:9,13), ‘그것을 거룩한 곳에서 빨 것, 그 그릇을 닦고 물에 씻을 것’(레 6:27-28), ‘물로 몸을 씻을 것, 그의 옷을 빨고 물로 씻을 것, 그의 옷을 빨고 물로 몸을 씻을 것, 나무 그릇은 다 물로 씻을 것, 흐르는 물에 그의 몸을 씻을 것’(레 15:5-13), ‘전신을 물로 씻을 것, 모든 옷과 가죽은 물에 빨 것, 둘 다 물로 몸을 씻을 것’(레 15:16~18, 21, 22, 27), ‘해질 때에 목욕하고’(신 23:10-11), ‘물로 씻기고…’(출 29:4-9). 사물이 극도로 부정(不淨)하게 된 경우에는 ‘생수’(또는 흐르는 물)를 사용함으로써 정결하게 했다(레 11:32-36). ‘부정을 깨끗하게 하는 물’(민 19:9)은 부정하게 된 사람 또는 물건을 정결하게 했으며, ‘속죄의 물’(민8:7)은 레위인을 정결하게 하는데 사용됐다.

신약에서도 역시 물은 정결 의식과 관계가 있다. 그것은 세례(마 3:11, 막 1:8, 행 1:5, 행 8:36-39)라는 의식으로 나타난다. 이 세례는 몸을 먼저 물로 씻는 것으로 정결을 상징하게 되는데 결국 이것은 새로 태어나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그러므로 성경이 ‘물’을 ‘새로운 생명’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아가페성경사전, 1992).

성경은 아예 3위 하나님을 물로 비유하기도 한다. 예레미야 2장 13절, 17장 13절은 하나님 자신을 ‘생수의 근원’으로, 이사야 44장 3-4절에서는 성령님을 물로 표현하고 있다. ‘생수의 근원’(요 7:38)이신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자와의 대화(요 4:10-15)에서 예수님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주려 하셨고, 사마리아 여인은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으러오지도 않는 물’을 구했다.

그러므로 물은 생리적으로 ‘우리의 생명 그 자체’일뿐 아니라, 신앙적으로도 우리의 ‘생명 그 자체’이다.

우리의 목자가 되신 주님은 우리를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은 우리의 눈에서 우리의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이다(계 7:17). 마지막 날 우리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을 허락하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생명수 샘물을 값없이 주실 것이다(계 21:6). 생명 그 자체인 물을 창조하셔서 오늘도 우리들에게 영육간 의미심장한 음성을 들려주시는 하나님께 늘 감사드리며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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