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태어나 늙는다. 노화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과학과 의료의 발달로 평균 기대수명 100세를 바라보게 됐지만, 이를 축복이라고 여기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러한 노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 역시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경제활동 중단으로 인한 노인 빈곤과 각종 질환 등 또 다른 고민거리와 과제를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그늘인 고령화의 문제점과 그 대안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2017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서며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사진은 지난달 2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모습.(사진제공=연합뉴스)

'돌봄 시스템' 등 미래 선도할 대안 필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휠체어를 타고 산책을 다녀오면 로봇이 다가와 침대로 옮겨준다. 식사시간에는 밥과 반찬을 떠주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약 봉지도 가져다 준다."
 
가상상황이지만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돌봄로봇' 개발과 특허출원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인한 사회 구조적 변화는 이미 각 분야를 막론하고 시작됐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이런 변화를 피상적으로만 인식하고 있을 뿐, 이렇다 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령화가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한다면, 우리는 다가올 미래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고령화 시대의 가장 큰 숙제는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수요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주거는 물론 의료시설·대중교통·여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년층들을 위한 대비가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고령인구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건강 돌봄과 의료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외적으로 이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이유다.
 
이미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케어테크(Care Tech)'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이는 독거노인의 갑작스런 변화를 감지해 보호자에게 알림을 제공하거나 치매 노인이 일정범위를 벗어날 시 보호자에게 알려주고 대상을 추적하는 것이다.
 
싱가포르와 인도는 노년층의 의료혜택이 용이하도록 병원 밖으로 의료서비스를 확장하기에 나섰다. '공동 플랫폼'으로 모든 병원을 연계하는가 하면 '스마트 헬스케어'를 통해 원거리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환자별 맞춤 진료까지 가능해진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우리 나라 역시 고령인구를 겨냥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령환자들을 위한 최첨단 돌봄로봇 기술의 진화가 두드러진다. 기존에는 치료 재활로봇 분야에만 로봇기술이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일상생활 보조로봇까지 확장됐다. 일단 산업부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15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로봇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022년에는 돌봄로봇이 본격 상용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돌봄 시스템 구축'은 고령화 문제의 대안으로 가장 주목 받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고령화에 따른 바이오 산업의 성장이 예상된다. 바이오 기술의 발전은 인구 고령화와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늘어나는 삶의 시간을 행복으로 채우기 위해서다.
 
현재 바이오 기술은 질병으로 발현될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를 예측해 치료하고, 문제되는 유전자를 제거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헬스'가 미래 유망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 예측했다. 실제로 바이오헬스 산업은 인구 고령화와 건강수요 증가로 시장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 5월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헬스'를 '차세대 선도 육성 산업'으로 확정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정부의 조처는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와 경제 성장을 주도할 미래 선도산업에 대한 갈증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며 "미래의 대비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산업계가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초고령화 사회는 이제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됐다. 2017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서며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이제는 고령화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 미래를 선도할 대안을 찾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연세대학교 심바이오틱라이프텍연구원장 이연숙 교수(주거환경학과·실내건축학과)는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한국은 초고령화의 위기를 막연히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고령자 맞춤형 케어 등 정부 부처간 협력을 통해 고령친화산업을 성장시키는 한편 국민의 삶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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