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 모씨(27)는 얼마 전 패딩을 구매했다. 겨울에 눈여겨보던 옷을 6개월 기다려 사게 된 것. 기다림의 결과는 달콤했다. 정가 40만원이 넘는 패딩을 반값에 살 수 있었기 때문. 이 씨가 역시즌 상품을 구매하는 이유다.
 
 ▲6월 30일 3사 홈쇼핑에서 역시즌 상품으로 겨울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여름엔 롱패딩 겨울엔 에어컨
 
최근 들어 역시즌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역시즌 마케팅이란 계절에 반대되는 상품을 값싸게 파는 것을 말한다. 유통업계에선 패딩과 다운점퍼, 무스탕과 같은 겨울 의류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C 홈쇼핑은 지난해 7~8월에 밍크와 무스탕 등 역시즌 의류를 판매해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런 수요에 발맞춰 이번엔 판매규모를 전년보다 400억 원으로 늘렸다. 온라인 쇼핑몰도 앞다퉈 역시즌 마케팅에 뛰어드는 추세다. G 오픈 마켓에서도 지난 한달 간 역시즌 상품 판매량 신장률이 큰 폭으로 올랐다. 남성 다운 점퍼의 경우 329%, 여성 무스탕의 경우 900%까지 판매량이 늘었다.
 
역시즌 마케팅은 겨울에도 통한다. 올 초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에어컨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2배 이상 증가했다. 여름에 집중되던 수요가 점차 분산된 것이다. 가격 뿐만 아니라 겨울에 사면 설치가 바로 가능하다는 점도 에어컨을 겨울에 사게 만든다. 
 
가성비 따지는 소비자와 재고처리 원하는 판매자
 
역시즌 상품의 인기는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와 재고처리를 원하는 판매자의 셈법이 맞아 떨어졌다고 풀이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원하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평소에 비싸서 엄두를 못 내던 고가의 상품도 할인율이 높아 구매할 수 있다. 반대로 판매자는 재고처리를 하기에 용이하다.
 
요즘엔 역시즌 판매가 활성화 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 방법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전략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미리 노출시키는 것이다. 또한 다음 시즌의 트렌드와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떠오르는 마케팅 수단이다.
 
유명 브랜드들은 올 겨울 ‘대박 상품’을 확인하고자 재고 처리용이 아닌 신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국내 한 백화점에 입점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워낙 역시즌 상품이 유행이다 보니 시장 선점과 브랜드 이미지를 미리 알리는 차원에서 패딩 상품을 매대에 편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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