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회에서 부동산은 거주의 개념이 아닌 투자를 통한 이익의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명의로 된 집을 갖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 43세에 자기 집을 처음 장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 43세에 자기 집을 처음 장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집값의 38%는 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이어서 말로만의 '내 집'인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데일리굿뉴스

하지만 이렇게 마련한 집도 말로만의 '내 집'이지 집값의 38%는 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로 메운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로 인해 경제적 자립 기반이 아직 취약한 신혼부부의 경우 집값의 거의 절반인 43%를 금융기관에 빚지고 있었다.

국토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최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내 생애 첫 집을 마련(구매·분양·상속 등)한 가구의 주택 장만 시점 가구주 평균 연령은 43.3세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해 6∼12월 표본 6만 1,275 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43.3세는 2017년 43세보다 0.3세, 2016년(41.9세)과 비교하면 2년 새 1.4세 높아졌다.

최근 4년 내 내 집을 가진 경우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집 마련이 쉬웠던 과거 사례까지 모두 포함하면 전체 조사 대상의 내 집 장만 평균 연령은 39.4세였다. 역시 2016년(38.8세), 2017년(39.1세)에 이어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더구나 소득 하위 가구(소득 10분위 중 1∼4분위)에서는 최근 4년 내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한 가구주의 연령이 평균 56.7세로 조사됐다. 거의 환갑에 육박하는 인생 후반부에 도달할 때쯤 '내 집' 꿈을 이뤘다는 얘기다.

자가(自家) 보유 방법은 기존 주택 구매(57.6%)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어 신축 건물 분양·구매(20.8%)와 증여·상속(15.6%) 순이었다. 특히 분양 경쟁률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의 경우 기존 주택을 사서 내 집을 마련하는 비율이 64.7%에 이르렀다.

하지만 어렵게 내 집을 마련한 경우라도, 재원은 상당 부분 대출에 의존하고 있었다.

주택 구매 당시 주택가격 대비 금융기관 주택 대출금 비율(LTV1)은 평균 37.8%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 조사 당시 38.2%보다 0.4%포인트(P) 낮지만, 여전히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조사 시점 현재 주택가격 대비 금융기관 주택 대출금 비율(LTV3)의 경우 29.4%로 전년(28.9%)보다 오히려 0.5%P 높아졌다.

축적된 자산이 없는 청년, 신혼부부의 경우 집값 기준 대출 부담이 훨씬 더 컸다.

청년 가구(가구주 연령 만 20∼34세)와 신혼부부 가구(혼인 5년 이하·여성 배우자 연령 만 49세 이하)의 주택 구입 당시 주택가격 대비 주택 대출금 비율(LTV1)은 각 45.6%, 43.2%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일반 가구의 70.7%가 "주택 대출금이나 임대료 상환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청년 가구와 신혼부부들의 84.3%, 82.7%가 대출금 상환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청년·신혼부부 열 집 가운데 여덟 집 이상이 주택 관련 대출·임대료에 허덕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부담 탓에 상당수 청년·신혼부부들은 내 집 마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전·월세 계약 기한에 따라 이곳저곳 떠돌고 있었다.

실제로 현재 주택에서 거주한 기간이 2년이 채 되지 않는 비율이 일반 가구에서 36.4%인데 비해, 청년 가구와 신혼부부 가구의 경우 각 80.9%, 69.7%로 33.3∼44.5%P나 높았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도 청년, 신혼부부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신혼부부 가구의 83.3%가 "내집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일반가구(82.5%)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청년가구의 71.0%도 자가 소유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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