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남북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로의 땅을 밟았다. 남북은 물론 전 세계가 감동하는 순간이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한반도에 긴장감이 서리는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남북한 작가들이 뜻을 모았다.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의 남북한 특별전 '평화, 하나 되다' 전시회장 ⓒ데일리굿뉴스

통일부 통일교육원(원장 백준기) 주최, 사단법인 케이메세나네트워크(이사장 손은신)의 주관으로 지난 4월 막을 올린 남북한 특별전 “평화, 하나 되다”가 6월 30일까지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진행 중이다.

남북의 모습은 비슷한 듯하나 다른 체제와 이념 속에 10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만큼 다르다. 이는 작가들 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다. 손은신 이사장은 “작품교류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다”며 “이번 특별전은 평화통일을 위한 염원의 꽃이 피고 열매을 맺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했다.   

남한은 103세 현역으로 활동 중인 김병기 작가를 포함해 박서보, 민정기, 임옥상 등 3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서구의 영향으로 현대 작품들이 추상미술과 사실주의 화풍이 공존한다. 자유롭게 사고를 바탕으로 창조적인 작품이 눈에 띈다.

반면 북한은 월북 작가와 인민 화가 중심으로 작품이 마련됐다. 선우영, 정창모, 문화춘, 전영 등 25여 명이 참가했다. 손 이사장은 “북한 작품은 순박하다. 정직하고 깨끗하다”고 말한다. 사진을 찍은 듯한 묘사와 세밀한 표현도 구체적이다. 특히 김청희 작가의 ‘백두산 호랑이’, 문화춘의 ‘백두산의 해돋이’, 정영화의 ‘금강산’은 이번 전시 최고의 인기 작품이다.
 
 ▲정영화 작가의 금강산(Mt. Kumgang, 170x100cm, Oil on canvas, 2007) ⓒ데일리굿뉴스

지난 6월 7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아내 김숙희 여사와 장관 사모 10여 명이 전시장인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남북한 대표작가 작품들의 수준이 높고 매우 감동적”이라며 “더 많은 작가가 참여해 남북한 교류에 큰 기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또 6.15 남북공동선언 후 19년, 다가올 남북통일을 위해 남북한 작가들이 함께 나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독일 통일처럼 문화 교류가 주민들의 정서적 공감대 확대를 넘어 통일 후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시각이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남북작가들의 의지가 이곳 파주를 넘어 서울과 평양, 제주도와 개마고원까지 이어지는 날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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