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언론의 북한 권력의 핵심이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각각 강제노역형과 처형을 당했다는 보도가 화제가 됐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도 행적이 포착되지 않으면서 근신설 등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 보도는 결국 오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왼쪽 두번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집단체조 예술공연 관람 수행을 통해 공식석상에 다시 등장했다.(사진출처=연합뉴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부위원장 등 ‘처벌설’이 제기되던 북한 고위인사들이 속속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 제1부부장의 등장에 앞서 북미 협상을 총괄해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도 ‘자강도에서 강제노역 중’이라는 남쪽 일부 언론의 보도를 일축하며 지난 6월 2일 김정은 위원장의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 관람에 이어 이날 집단체조 관람에도 수행 간부로 참석,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53일 만에 공개석상에 나타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의 바로 오른편에 앉아 눈길을 끌었다.

앞서 국내 한 언론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하노이 회담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과 관련해 건강에 무리가 왔다거나 “하노이 회담 당시 재떨이를 들고 김정은 시중을 드는 장면이 일본 언론에 노출되면서 북 내부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말이 많았다”는 등 설왕설래가 있었다.

이에 한 고위층 탈북자는 “북한 권력층의 생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김여정의 이른바 ‘재떨이 시중’에 왈가왈부했다는 식의 황당한 주장을 펴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행보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에게 김여정은 로열패밀리일 뿐 아니라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치적 동지 관계”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대남 및 대미 업무를 담당해온 인사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실패에 대한 원인을 찾고 문제점을 수정 보강해 가는 과정의 일부라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조조경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6월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김 위원장이 공연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 위원장을 바라보며 악수를 치고 있는 맨 앞줄 배석자들 사이 최근 '강제 노역설'이 나왔던 김영철(흰색 원) 노동당 부위원장의 모습이 보인다.(사진출처=연합뉴스)

북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부위원장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를 끝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당 부위원장 중 중간 정도이던 서열도 마지막으로 밀리는 등 일부 변화를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인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김혁철 대미특별대표나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에 대한 안부를 물으면 북측 관계자는 “다들 자신들의 직위를 유지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식의 답변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북한 입장에서 국가적 명운을 걸고 미국과 협상에 나섰던 만큼 ‘하노이 노딜’ 이후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향후 한반도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조직을 추스르고 방향을 정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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