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30·40대는 고달프다. 치솟는 물가에 자녀교육비 감당도 어려운데다 은퇴시기까지 빨라졌다. 그야말로 이들 세대는 암울한 사회구조 속에 설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목회자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편의점보다 교회가 많은 시대, 청년 사역의 위기를 말하는 지금, 젊은 목회자들의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가운데 고민많은 30~40대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들 속에 활짝 핀 이야기꽃은 목회현장이 활기를 띄고 한국교회가 부흥하길 바라는 목회자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30~40대 목사들을 위한 집담회 '인디 처치 라이브'가 20일 오전 10시 수서비전동산에서 열렸다. ⓒ데일리굿뉴스

고민많은 젊은 목회자들, 어려워지는 목회
 
“교회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보수적인 곳임을 느꼈다. 시대는 빠르게 진보하는데 교회는 아직 옛 것에 매여있더라. 그 괴리를 보면서 많은 고민이 들었다. 급변하는 시대 가운데 혼자서 교회의 방향성을 고민하기엔 한계가 컸다.”(성남 H교회 서평강 부목사)
 
"먹고 사는 게 힘들다 보니 사역을 하면서 커피 납품을 하며 생계유지를 하고 있다. 때론 이런 모습을 교회 내부에서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이제는 교회가 다양한 얘길 들으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방성규 전도사·30대)

3040목회자들로터 직접 들은 이들의 현주소는 결코 녹록치 않았다. 목회를 하면서도 생계를 걱정해야 하고, 수많은 개척교회들 사이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 다음세대는 급감하고 가나안성도들은 늘어나는 현실에서 목회방향에 대한 고민도 많아 보였다. 젊은 목회자들은 “그야말로 한국교회 위기의 직격탄을 맡고 있다”고 토로했다.
 
20일 오전 10시 수서비전동산. 사역의 어려움을 같이 고민하자며 젊은 목회자 및 사역자 2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그 어떤 강연이나 발제가 없었다. 그저 참석자들이 조를 이뤄 고민을 나누고 이를 전체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선교적 교회와 목회이중직, 자녀양육 등 매우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젊은 연령층답게 청년 사역에 대한 얘기들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특히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 주목했다.
 
서울 신당동 교회에서 청년 사역중인 김용현 씨는 “청년들의 교회이탈 현상은 교회 내부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게 많다”며 “교회 안에서 청년들의 포지션은 매우 애매하다. 특히 교회내부 의사결정에서 청년들은 배제된 채 소위 기성세대들이 모든 걸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교회구조가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기고 실망감을 준다는 것이다. 다음세대 목회를 준비 중인 김우중 전도사도 “청년부가 소외되는 분위기가 교회에 만연하다”며 “기성세대와 청년들의 소통이 단절되고 청년들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같이 소통하며 '자신만의 대안' 찾아야

오늘날 목회현장에서 결국 사역자들이 중요하게 꼽은 건 ‘소통’ 이었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소통단절을 없애는 것에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봤다.
 
성남 H교회 서평강 부목사는 “교회공동체에서 관계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곁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신앙적인 영향을 많이 받더라. 통합예배 등 모든 세대가 같이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소통하는 구조를 이룬다면 어느정도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마련된 자리도 3040목회자들끼리 관계를 맺고 소통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이는 본래 30~40대 목회자들 6명의 모임에서 시작됐다. 교회와 크리스천 콘텐츠 기업, 선교단체 등에서 활동하는 6명의 목회자들은 모임을 가지면서 젊은 목회자들만을 위한 소통의 자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에 이번 집담회를 열게 된 것이다.
 
집담회를 준비한 박종현 전도사닷컴 편집장은 “젊은 목회자들이 갖는 고민은 또 다르다. 우리가 가진 문제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목회활동 중 생긴 고민들을 선배목회자들과 나누기에는 시대적 환경이 바뀌어 어려움이 따른다. 3040목회자들이 함께 고민을 나누면서 자신만의 대안을 찾길 바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나다운 목회’를 찾는 것이 오늘날 위기에서 살아남을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같이 고민하고 논의하면서 자신을 발견하게 할 동지들이 필요하다고 봤다. 기존처럼 매월 모임을 갖는 것은 물론 공개토의자리를 정례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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