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이하 방탄)이 미국 주류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2관왕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전 세계에 케이팝의 위력이 다시금 입증됐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서 '톱 듀오·그룹' 상 받은 방탄소년단

전 세계가 인정한 방탄의 음악성

방탄은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그룹’과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한국 가수가 ‘톱 그룹’ 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문에서 방탄은 이매진드래곤스, 마룬 파이브 같은 세계적인 톱스타들과 경쟁해 트로피를 거머쥐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방탄이 세계적인 인기 가수를 뛰어 넘어 뮤지션, 아티스트로서 음악적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방탄이 레드카펫 행사에서 받은 또 다른 트로피는 ‘톱 쇼셜 아티스트’다. 이 상은 방탄이 2017년부터 3년 째 연속 수상하고 있다. 이 역시 한국 가수에게 처음 주어지는 상이었다. 이 상의 주인은 전 세계 팬들의 SNS투표 집계를 통해 판가름 된다. 팬 투표에서 최고 득표를 기록하고 트로피를 손에 쥔 방탄은 “우리에게 매우 큰 상이다.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리더 RM은 “대단한 아티스트들과 이 무대에 서 있는게 아직 믿기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함께한 작은 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는 6년 전 그 소년들이다. 여러분과 같은 꿈을 꾸며 같은 것을 두려워한다. 계속해서 함께 최고의 꿈을 꾸자. 땡큐 아미(팬클럽)”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 전 이미 방탄은 빌보드뮤직어워즈 측으로부터 톱스타 대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상식 홍보 영상에서 방탄은 주요 아티스트로 소개됐고, 무대 출연자 15명 중 마돈나, 머라이어 캐리보다 공연순서가 뒤에 배치돼 ‘엔딩 가수’ 대접을 받았다. 앉는 자리도 카디비, 드레이크 등과 함께 정중앙 맨 앞자리를 배정받았다.

시상식 당일 방탄의 무대 역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방탄은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피처링에 참여한 여가수 할시와 한 무대를 장식했다. 최초로 선보인 할시와의 특별 합동무대에 팬들의 함성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 곡은 지난달 발매된 방탄의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의 타이틀곡이다. 앨범은 12일 발매 직후 미국 빌보드 200 차트 1위, 오피셜 앨범차트 톱100 1위, 세계 86개 지역 아이튠스 1위에 등하며 세계 음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방탄 신드롬에 외신의 관심도 뜨겁다. 영어 가사가 없는 방탄의 노래가 인기를 얻고 심지어 빌보드 1위에 오르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문화평론가이자 서울시립대 마이클 허트 교수는 “미국에는 스페인어를 쓰는 인구가 많아 스페인어로 된 라틴음악 시장은 그나마 유리하지만, 이를 제외한 영어가 아닌 음악·영화는 미국인이 잘 소비하지 않는다”라며 “그런데 방탄소년단처럼 미국인들이 유튜브로 한국어를 배워가며 가사를 해독하는 현상은 놀랍다”고 말했다.

K팝, 창의적·역동적인 예술성 주목 받아

방탄의 인기 비결은 △칼군무와 외모 △유튜브, SNS에서의 적극적인 소통 △사회성이 담긴 노래 가사 △N세대와 청춘들에게 힘을 주고 위로를 주는 메시지 등으로 정리된다.

방탄의 선두에 힘입어 블랙핑크, NCT 127 등 다른 K팝 아이돌 그룹들도 미국에서 러브콜을 받는 가운데 국내외 외신 및 문화 전문가들은 K팝 뮤직비디오의 예술성에 주목한다. K팝 뮤직비디오는 미국 가수들 뮤직비디오에는 없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예술성이 있다는 것이다.

SNS를 통한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도 K팝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프랑스 공영방송 RFI의 한 기자는 “K팝은 최대한 많은 SNS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이를 통해 팬들과 직접적인 소통 채널을 만든다”면서 “SNS상에서 조직화된 팬들은 서로 간 여러 정보를 공유하고 이벤트까지 기획한다”고 분석했다.

세계시장에 불붙은 K팝 열풍은 전망이 밝다. 최근 가요계에 ‘버닝썬 게이트’ 사건이 터지면서 일각에선 K팝 시장이 흔들릴 것을 우려한 시각도 있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K팝 열풍은 사그러들진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지난 20년간 백스트리트 보이즈부터 원 디렉션까지 쟁쟁한 팀들이 수상한 본상 톱 듀오·그룹 부문에서 비영어권비서구권 최초로 방탄이 받은 것은 아메리카 뮤직 어워드 그래미 등 향후 열릴 시상식에도 변화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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