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5일(현지시간) 중세 이래 프랑스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인류유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쓸려 전 세계인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불타는 리우 국립박물관(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 출처=연합뉴스)

한 순간에 세계 문화유산을 허무하게 잃어버린 사례들은 비단 이번만이 아닌 수차례 있어 왔다. 이 가운데 화마가 인류 유산을 삼켜버린 최근 사례로는 작년 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 화재 참사가 대표적이다.

1818년 지어져 200년 역사를 자랑했던 이 박물관은 남미에서 가장 큰 자연사 박물관이었다.

그럼에도 하룻밤 화재로 유물 2,000만 점과 동물 수집물 표본 650만 점, 식물 50만 종의 90% 정도가 소실됐다.

이 화재로 소실된 유물 가운데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1만 1500년 전에 살았던 여성의 두개골을 복원한 ‘루지아’도 포함됐다.

지난 2015년 12월 역시 브라질의 상파울루 시내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포르투갈어 박물관이 불에 탔다. 이 화재로 포르투갈어의 유래와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들도 불길에 사라져갔다.

그해 1월 모스크바 남서부 ‘사회과학학술정보연구소’(INION) 도서관이 화마를 만났다.

사회주의 혁명 직후인 1918년 건설된 이 도서관은 16세기 희귀 슬라브어 기록뿐만 아니라 19∼20세기 희귀 도서, 국제연맹·유엔·유네스코 문서를 관리했으나, 화재로 장서 200만여 권이 훼손됐다.

특히 불을 끄는 과정에서 뿌린 물이 자료실로 흘러들어 불에 이어 물로 인한 2차 피해도 막심했다.

문화재가 소실되는 화재사고는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08년 2월 대한민국 국보 1호 서울 숭례문(崇禮門)이 불탔다.
 
 ▲2008년 2월 10일 방화로 불에 탄 국보 1호 숭례문(출처=연합뉴스)

숭례문은 조선이 수도를 한양으로 옮기면서 세운 도성 정문이자 남대문으로 건축 시기를 명확히 아는 서울 시내 목조 현존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특히 숭례문 화재는 70세 남성이 홧김에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방화가 원인으로, 이 화재로 숭례문의 지붕을 잃었고 누각이 무너져 내렸다.

숭례문은 다행히 전소(全燒)되는 위험은 피했고, 이후 5년 3개월간 전통 방식에 가깝게 진행한 복구공사 끝에 2013년 5월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한편 AFP 통신은 1990년대에 대형 화재가 난 인류유산으로 '라 페니체 오페라 하우스'와 '리세우 대극장', '윈저성', '보스니아 국립도서관'을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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