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강원도 일대를 덮쳤다. 이 불로 수백명의 이재민과 수백채의 가옥이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고 그 가운데 상당수가 교회와 성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마가 휩쓸고 간 마을.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데일리굿뉴스

"아직도 화재당시 모습이 떠올라 괴로워"

큰 불이 휩쓸고 지나간 고성군 토성면 일대는 불이 완전히 진압됐다는 소방방재본부의 발표에도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현장 곳곳이 나무와 건물을 태운 매캐한 냄새로 가득했고 잠시 주춤했던 강풍이 다시 불면서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피해가 컸던 고성군 지역의 교회들이 산불피해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산불의 발화지점으로 알려진 변압기로부터 500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원암감리교회(담임 이격호 전도사)는 건물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1층 예배당, 2층 사택으로 지어진 교회 건물은 외관만 보기에는 그리 피해가 커 보이지 않았지만 내부는 형채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고 그을음으로 새까만 모습이었다.

이격호 담임 전도사는 화재당시 가족과 식사 중이었다고 했다. 대피하라는 방송에 식사하던 그대로 건물을 탈출했다. 지금은 그 모습 그대로 새까맣게 타버렸다.

소식을 듣고 기독교대한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이 이 교회를 찾아 위로하고 격려금도 전달했지만 이 전도사는 "아직도 화재당시의 모습이 떠올라 괴롭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마을에서는 탁학원 집사(속초중앙교회 출석)의 가옥이 전소됐다. 탁 집사는 생활공간과 따로 마련된 부엌, 비닐하우스 2동을 모두 잃었다.

건물 전체를 덮고 있던 지붕은 당시 강한 바람에 밀려 전체가 내려앉았다. 비닐하우스에는 탁 집사가 최근 스프링쿨러를 설치했지만 화마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산불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고성군 토성면 마을 전경. 산이 까맣게 타고 건물 곳곳이 전소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데일리굿뉴스

마을 전체가 불로 덮이면서 전소된 건물이 적어도 한 집걸러 계속 이어졌다. 이 건물들이 한꺼번에 불에 탄 현장은 직접 보지 않았어도 짐작이 갈 만큼 끔찍했을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피해가 마을주민과 성도, 교회를 덮치면서 한국교회가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산불피해 다음날 이재민들이 모인 천진초등학교 체육관에서 구호물품을 전달했고 한국 헤비타트는 집이 전소돼 생활할 곳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임시이동주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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