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1일부터 5박 6일 간 일정으로 유럽을 순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과 유럽이 서로 간 의심을 거두고 함께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중국의 유럽 공략에 가속도가 붙은 가운데 주요 유럽국들은 시 주석을 만나 협력 강화에 공감하면서도 중국 국책사업인 일대일로(一對一路)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탈리아가 최초로 중국의 ‘일대일로’에 참여하기로 해 향후가 주목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탈리아, 서방국 중 첫 ‘일대일로’ 참여 선언
 
현대판 실크로드라 불리는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로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의 무역, 교통망을 연결해 경제벨트를 구축하는 구상이다. 시진핑 주석의 대표적인 외교 정책으로 꼽힌다.
 
중국은 일대일로에 대해 다자주의를 풍부하게 하고 인류 공동운명체 건설을 위한 평화적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방국가들은 중국이 경제 수단을 동원해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의혹을 품고 있다. 특히 미국은 ‘허영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라며 맹비난을 해왔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최초로 일대일로에 동참을 선언했다. 현지시간 22일 이탈리아는 최근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화했다. 중국의 확장 정책에 대한 서방 국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일대일로 양해각서에 서명한 것이다.
 
이탈리아와 중국은 일대일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 외 에너지, 철강 등 사업 분야에서 10여 건의 거래에 대한 서명도 완료했다. 계약 규모가 50억 유로(약 6조 4,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G7은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으로 구성됐다. 서방의 핵심 일원인 이탈리아를 일대일로에 끌어드린 것은 중국이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EU국가들 중국과의 간격 유지 여전
 
유럽 국가들은 일대일로에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일대일로가 지역 안보에 위협이 된다면서 일대일로 직접 참여에는 선을 그었지만 중국과의 경제 협력 강화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과 상호협력을 강화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5일 프랑스 대통령 관저 겸 집무실인 엘리제궁에서 양자회담을 가진 뒤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강한 유럽-중국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다자주의화 함께 공정하고 균형 잡힌 무역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국은 원자력과 항공, 우주과학, 농업, 문화교류 등 분야를 포함한 30여 건의 합의를 체결했다. 특히 시 주석이 프랑스에 나놓은 경제 협력 규모는 모두 400억 달러(약 45조 원)에 달했다.
 
그러면서도 마크롱 대통령은 “일대일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중국의 유럽 공략을 경계했다.
 
이처럼 중국을 경쟁자로 여기는 다른 유럽 정상들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신중한 자세와 함께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의심을 거두고 함께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특히 누구보다 일대일로 정책을 적극 비판해 온 독일은 중국과 이탈리아의 MOU 체결 소식을 접하자 “어떤 국가는 중국과 영리한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믿겠지만 나중에는 결국 중국에 의존적으로 됐다는 데 놀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을 향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면서 중국이 먼저 신뢰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익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가지고 서로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7개국 중 두 개 국이 일대일로 추가 참여를 원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내에서는 일본과 영국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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