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치료에 획기적인 약물이 조만간 시중에 나올 것인가?

국내 연구진이 초기에만 인지기능 개선 효능을 보이는 기존 치매 치료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장기간 치료효과를 유지하는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 동물실험을 마치고 임상시험을 추진한다.
 
 ▲기존 약물의 단기효능 한계와 신규 치료약물의 지속적 효능 비교(위) 대체기전에 의한 기존 약물의 한계 및 이를 극복한 신규약물의 치료기전(아래) (한국과학기술원 제공 출처=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의하면 치매DTC융합연구단 박기덕 박사팀이 반응성교세포연구단 이창준 박사(현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공동단장)팀과 함께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뇌에서 과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 '가바'(GABA)의 양을 지속해서 줄일 수 있는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모델 쥐 실험을 통해 이 신약후보 물질이 약효가 일주일 밖에 지속하지 않는 기존 치료물질 셀레길린(selegiline)과 달리 4주간 지속해서 GABA양을 줄여 치매 환자의 기억력 저하 및 인지 장애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GABA는 포유류 중추신경계에서 생성되는 억제성 신호전달물질로 치매 환자 뇌의 반응성 성상교세포(reactive astrocytes)에서 마오비(MAO-B) 효소에 의해 과생성돼 기억력 저하나 인지 장애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마오비 효소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GABA 과생성을 막아 치매를 치료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셀레길린 같은 약물은 임상시험에서 1주일까지는 인지기능이 월등히 향상됐으나 2주 후에는 다시 인지기능 장애가 보이고 4주 후에는 원상태로 돌아가 치료제로 개발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셀레길린의 약효가 지속하지 않는 원인을 밝혀내고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후보물질(KDS2010)을 개발한 것이다.

셀레길린은 1주일 동안은 마오비 효소를 억제해 GABA 과생성을 효과적으로 저해하지만, 장기간 투여하면 마오비 효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다오(DAO : diamine oxidase) 효소가 과발현되는 대체기전이 작동, GABA가 다시 과도하게 생성되면서 약효가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연구진이 개발한 신약후보물질 ‘KDS2010’은 치매 모델 쥐에 먹인 결과 4주까지 지속적이고 월등한 인지기능 개선 효능을 보였다. 특히 행동실험 후 치매 쥐의 뇌를 관찰한 결과 셀레길린 실험에서 관찰된 대체기전인 다오 효소가 전혀 과발현되지 않았다.

박기덕 박사는 "KDS2010은 약물 적합성(ADME/Tox) 검증 결과 인체의 뇌 속으로 매우 높은 효율로 전달되고 다른 신경계에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주간 영장류 실험에서 독성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9월까지 전 임상시험을 마치고 임상시험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IST 치매DTC융합연구단 사업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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