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리 자녀를 많이 낳지 않는 세대가 되면서 자녀를 온실 안의 화초처럼 키우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 이렇게 자라난 현재의 젊은이들 가운데는 웃어른이나 직장 상사, 학교 교사 등으로부터 야단을 맞게 되면 상처를 받고 이를 못 견뎌하는 사례가 흔하다.
 
 ▲일본 다이쇼 대학의 '야단 맞는 법' 강좌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심한 경우 어른들로부터 야단을 당한 치욕(?)을 못 참고 앙갚음 차원에서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간혹 소개되기도 한다.

야단이나 꾸중을 못 견뎌하는 젊은 세대들로 인해 어른들은 경우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젊은이들을 목격해도 함부로 꾸중이나 야단, 훈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웃 일본도 마찬가지로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모 등 주위의 어른에게서 야단을 맞지 않고 자란 세대의 예비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야단맞는 법’을 알려주는 이색강의가 일본대학에 개설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회사 관리직을 대상으로 젊은 신입사원에게 ‘야단치는 법’을 가르치는 이색 강의도 더불어 인기를 얻고 있다.

'야단맞는 법' 강좌는 새내기 신입사원이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꾸지람을 받더라도 자기가 부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일본의 '야단치는 법'강좌는 '파워하라(직장에서 상사가 부하를 괴롭힌다는 의미의 신조어)'로 인식되지 않도록 주의사항을 숙지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최근 NHK에 따르면 도쿄(東京) 도시마(豊島)구에 있는 다이쇼(大正)대학은 지난 2월 14일 올 봄 졸업예정자 18명을 대상으로 '야단 맞는 법' 강좌를 진행했다. 입사 후 상사에게서 야단을 맞고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 대학이 작년부터 시작한 강좌다. 대학 측에 따르면 요즘 학생들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야단을 맞은 경험이 거의 없어 꾸지람을 들으면 큰 충격을 받는다. 자기가 부정당했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해가 가면 이해했다는 반응을 보여라.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이해했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 야단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외부 초빙 강사는 명함교환과 전화 응대 등 사회인이 익혀야 할 비즈니스 매너를 가르치면서 학생들을 '야단'친다. 입사 직후에는 소리를 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야단맞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하기도 한다.

물론 이 강좌는 야단맞지 않기 위한 테크닉을 배우는 게 아니라 '야단맞는 것의 의미'를 전달하는 게 목적이다.

강의에서는 신입사원이 "지각할 것 같다"거나 "모르겠다"고 확실히 말하지 않은 채 '업무 처리 시한이 임박한' 상황을 가정, 대응방안을 학생들끼리 이야기한다. 학생들은 "야단맞을 게 분명하지만 되도록 빨리 보고한다"거나 "보고만 할 게 아니라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개선책을 같이 제시하는 게 좋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런 강의를 통해 혼나는 이유를 스스로 알아차리고 그 경험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게 목적이다.

강의를 마친 강사는 "직장 상사나 선배는 조금 거친 표현을 사용할지 모르지만 혼나더라도 자기가 부정당했다고 생각하지 말라. 상대는 여러분이 잔소리를 받아들여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일본에서 학생은 '야단맞는 법', 상사는 '야단치는 법' 강습을 받는 시대의 현상에 대해, NHK는 성격과 가치관도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사회인만큼 '정답'은 있을 수 없지만 야단치는 쪽이나 야단맞는 쪽 모두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지도의 의미를 생각하는 게 공통의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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