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던 세월호 사고 이후 세워졌던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이 철거된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이 18일 철거된다. 2014년 7월 처음 설치된 이후 약 4년 8개월 만이다. 서울시는 세월호 유가족 측이 천막 자진철거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18일 오전 10시 천막 14개동 철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사진출처=연합뉴스)
천막 철거를 하루 앞둔 3월 17일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시민들이 모여 '이안식'을 열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주최로 이날 오전 10시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된 희생자 304명의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에는 희생자 가족과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추모의 열기를 더했다.

이안식은 불교, 기독교, 천주교 순의 종교의식으로 진행된 가운데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과 장훈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추모 낭독이 이어졌다.

박 소장은 "이곳(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은 촛불 항쟁의 발원지이자 중심지"라며 "304명의 영정을 빼고 분향소를 닫는 것이 끝이 아니다. 진실을 마주할 때까지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고 한 언론, 폭식 투쟁했던 '일베' 회원, 옆을 지나 행진하며 욕설을 퍼붓는 '태극기 부대'도 기억하겠다"며 "어둠 속에서 우리는 지켜오려고 했고 지금까지 지켰다"고 했다.

장훈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못 했는데 광화문 분향소를 정리한다는 것이 가족들에게는 힘이 든다"면서 "하지만 광화문광장은 시민의 공간임을 잘 알기에 이안식을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우리 아이들은 잠시 이곳을 떠나지만, 곧 다시 돌아온다"며 "국민들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국가는 국민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정을 옮기는 절차가 진행됐다. 사회자가 고인을 호명하면 희생자 가족이 나와 영정을 받았다. 영정은 천막 앞에서 검은 상자에 조심스럽게 담겼다.

사회자가 단원고 반별로 희생자 한명, 한명을 호명하자 희생자 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천막 앞에 앉은 가족들은 연신 눈물을 닦으며 이안식을 지켜봤다.

분향소에 있는 영정은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 보관될 예정이다.

분향소 천막 14개 동은 3월 18일 오전 10시 철거된다. 철거가 끝나면 이곳에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마련된다. 목조 형태인 '기억·안전 전시공간'은 현 분향소 위치(교보문고 방향)에 79.98㎡ 규모로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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