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기 목사ⓒ데일리굿뉴스
세상은 나 우선의 사회이다. 그래서 섬기는 삶은 인기가 없다. 세상은 권력, 재력, 명성, 지위 등에 따라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많이 갖고 많은 이를 지배할수록 성공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님의 판단은 다르다. 주님은 다른 이를 얼마나 지배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섬겼느냐로 성공을 판단하신다. 사람들은 이것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교회에서 조차 지배자가 되려고 애쓰는 일이 벌어진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20:26-27> 세상에서는 지배자가 큰 자이지만, 하늘나라에선 섬기는 자가 큰 자이다.

인간을 가장 슬프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왜 살아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왜 세상에 내가 존재 하는지 존재 목적을 모른다는 것이다. 행복의 길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언덕 너머에 있는 무지개를 찾아 헤매다가 세월을 다 보낸다. 예수님은 이 땅에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오셨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20:28>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자로 오셨다.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다. 그래서 섬기며 사셨고, 죽기까지 섬기셨다. 종의 위대함을 아시는 주님은 우리더러 종이 되라고 말씀하신다. 세상은 지배자가 되라고 가르치지만 하나님은 종이 되라고 가르치신다.

사도 바울은 로마에 있는 성도들에게 서신을 보내면서 롬 1:1절에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이 표현은 당시의 상황을 알면 매우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종'이란 '노예'를 가리킨다. 당시에 이런 말이 있었다. "노예하고 당나귀는 똑 같은데, 노예는 말을 할 줄 알고 당나귀는 말을 못하는 차이었다" 그러니까 노예는 사람으로 취급받지 못했다. 자기의 생각도, 의지도, 꿈도, 계획도 있을 수 없었다. 그저 주인이 시키는 대로 일만 할뿐이었다. 그런데도 바울은 한번도 대면한 일이 없는 로마 성도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자기 신분을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소개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당대의 석학이었다. 당당한 로마 시민이었다.

바울이 예수님을 만난 후 아라비아로 갔다가 3년 후에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갈1:17-18> 3년간 바울이 그곳에서 예수님을 알기 위해서 성경을 펴들고 연구를 하였던 것 같다. 그래서 얻은 결론이 롬 1:2-4절에 나타나 있다. 예수님은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메시야이고, 다윗의 혈통에서 나신 분이고, 죽었다가 다시 사신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때 바울의 가슴은 뜨거워졌다. 예수를 핍박했던 지난 날의 삶을 가슴깊이 회개하며 눈물이 솟구쳤다. 그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얼굴을 감히 못 들고 뜨거운 가슴으로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하게 된다. 인생의 주인이 바뀐 것이다. 그 후 그는 어디를 가든지 자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때로는 매를 맞고 옥에 갇히고 모욕과 멸시를 당해도 종으로 헌신했다. 그리고 이런 멋진 고백을 한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14:7-8> 그렇다. 우리는 주님의 것이다. 주의 종이다. 이것이 영광스러운 우리의 신분이다.
 
한국교회의 우스꽝스러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주의 종'을 목사의 고유명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사가 주의 종이면 성도는 상전인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다 주의 종이다. 그런데 문제는 종들이 다 주인처럼 행세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주인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순간도 우리의 신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주의 종이다.

종은 주인을 위해 일한다.
그런데 가장 아이러니 한 것은 교회에서 자기를 위해 달라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시험드는 성도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유는 많다. 그러나 깊이 들어가면 다 자신 위주로 생각한다. 자기 생각대로 안 해주었다고 시험에 든다. 이런 사람들이 어찌 종인가? 주인이지…
 
종은 일을 구별하지 않는다.
종은 자기가 잘하는 일,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없다. 주인이 시키는 일이면 싫어도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작은 일에 충성해야 한다. 그래야 큰 일을 맡기신다.하나님의 일에는 중요한 일, 중요하지 않은 일, 작은일, 큰일이 없다.

종은 주인을 의식하며 일한다.
바울의 고백이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었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1:10> 주의 종은 하나님을 의식하며 하나님의 기쁨을 구하는 자이다. 누가 알아준다고 일하고 누가 몰라준다고 그만 두는 사람은 주의 종이 아니다. 성경은 초지일관 이렇게 말씀한다.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마6:1> 사람들에게는 인정받았는데, 하나님께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비극이다. 주의 종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박수갈채가 아니다. 하나님의 상급이다. 하나님의 칭찬이다.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마25:21,23>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