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이 실린 민간 최초의 달 탐사선이 발사됐다. 이스라엘 비영리기업 스페이스일이 개발한 무인탐사선 ‘베레시트’는 현지시간 21일 오후 8시45분경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40번 발사대에서 발사됐다.
 
 ▲이스라엘 민간기업 스페이스IL이 사상 최초로 민간 자본에 의해 개발된 우주선 '베레시트'를 공개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최초의 민간 달 탐사…달 토끼 ‘전도’하려나

베레시트가 달 착륙에 성공할 경우 이스라엘은 러시아(1966년)와 미국(1969년), 중국(2013년)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달에 착륙한 국가가 된다.

동시에 베레시트는 민간 자본에 의해 최초로 달에 착륙한 탐사선을 기록된다. 역대 달 탐사는 모두 각국 정부에 의해 이뤄졌다.

베레시트는 히브리어로 ‘창세기’, 혹은 ‘태초’를 의미한다. 유대인들이 개발한 탐사선인 만큼 베레시트에는 나노 기술을 활용해 만든 초소형 구약성경이 실렸다. 또 이스라엘 국기를 담은 캡슐과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유대인 학살 생존자들의 육성 녹음 파일도 탑재됐다.

베레시트는 달 탐사 역사상 가장 작은 탐사선이기도 하다. 높이 1.5m, 폭 2m, 무게 600kg에 다리가 네 개 달린 고정형 탐사선이다. 발사된 베레시트는 지구를 최소 6바퀴를 돌면서 서서히 달 궤도에 진입한다.

40여일 동안 총 400만 마일(660만km)를 비행하게 되는 베레시트의 달 착륙 예정일은 4월 11일이다. 착륙 지역은 달 북위 25도에 있는 ‘맑음의 바다(Mare Serenitatis)’ 평원이다. 달 착륙 뒤 베레시트는 먼저 증거를 남기기 위해 달 표면 사진을 촬영한 뒤, 달의 자기장을 측정할 계획이다.

과학계에서는 베레시트가 순조롭게 달에 착륙할 경우 민간 달 탐사 시대가 개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과거 달 탐사는 국가 간 국력 경쟁 차원에서 이뤄진 반면, 최근에는 달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로 떠올랐다”며 “지구에 비해 중력이 약한 달은 먼 우주로 가는 로켓 발사장으로 적합할 뿐 아니라 대량으로 매장된 얼음 상태의 물은 우주선의 연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일은 2011년 이스라엘의 젊은 엔지니어 3인이 설립한 우주 비영리 기업이다. 스페이스일은 앞서 구글이 주최한 민간 달 탐사 경진대회 ‘루나 엑스프라이즈’에도 참가해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발사 시한인 지난해 3월 말까지 최종 후보 5곳 가운데 우승자가 나오지 못해 대회는 막을 내렸다.

이후 달 탐사선 제작을 계속한 스페이스일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기업가 모리스 칸이 출연한 4,300만 달러를 바탕으로 일반인들의 기부까지 합쳐 총 1억 달러를 모아 이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국영기업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도 참여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