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3·1절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기념적인 해다. 이를 기념해 정부, 지자체 등 각 기관 및 단체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기획·진행되고 있다. 3·1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한국 교계에서도 3·1운동의 정신과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이 가운데 3·1운동을 문화예술로 승화시킨 오페라 <함성, 1919>가 막을 올려 눈길을 끈다. 오페라 <함성, 1919>를 통해 민족지도자들의 애국, 신앙, 사랑을 알리겠다는 작곡가 박재훈(97) 목사를 만나 100년 전 그날의 뜨거운 함성을 들어봤다.  
 
 ▲오페라 <함성, 1919>를 창작한 작곡가 박재훈 목사 ⓒ데일리굿뉴스
 
<함성, 1919>가 터지기까지
 
올해 97세가 된 작곡가 박재훈 목사는 '어머님의 은혜', '산골짝의 다람쥐', '송이송이 눈꽃송이', '펄펄 눈이 옵니다', '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세요', '시냇물은 졸졸졸졸' 등 우리 귀에 익숙한 동요를 작곡한 '동요계의 대부'이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오페라 <함성, 1919>는 소위 잘나간다는 박 목사가 무려 40년간 염원한 작품이다. 처음에는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다는 박 목사. 그는 시간이 흐른 후 비로소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새뮤얼 모펫(마포삼열) 선교사로부터 1973년에 제안을 받았습니다. 3·1운동에 관한 오페라를 하라는 그의 말에 가슴이 벅차올랐지요. 미국에서 음악공부를 더하고 10년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하나님께서 저를 40년간 훈련시키실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작곡은 대본이 들어와야 할 수 있는데, 몇 년이 지나도 대본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사이 저는 60세에 늦둥이 목사가 되었고 교회를 개척하면서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를 다듬고 변화시키셨습니다. "
 
대본이 들어온 것은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후였다. 지난 2013년 대본을 받은 박 목사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작곡을 시작했다. 그렇게 문성모 목사가 대본을 쓰고 박 목사가 곡을 붙여 구성된 작품, 오페라 <함성, 1919>가 완성됐다. 정확히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였다.
 
민족의 함성 '대한독립만세'
 
3·1운동은 민족의 독립의지와 저력을 보여주며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항일독립운동이다. 또 33인 민족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지식인, 학생, 농민 등 각계각층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최대 규모의 민족운동이다. 박 목사는 이 점에 주목했다.
 
"학교에서도 거리에서도 교회에서도 민족의 함성 '대한독립만세'는 끝없이 퍼졌습니다. 이것이 3·1운동입니다. '대한독립만세'를 부르며 죽은 사람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이분들의 함성으로 대한독립이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박 목사는 작품 속에서 3·1운동의 주인공인 민중의 함성을 잘 드러내길 원했다. 그리고 그의 의도대로 오페라 <함성, 1919>는 합창오페라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민중들의 함성을 많은 분량의 합창으로 담아내, 당시 3·1운동 현장에 있는 듯한 감동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오페라 <함성, 1919>는 한 사람의 능력으로 혼자서 만든 것이 아니라는 박 목사. 그는 "하나의 작품을 위해 지휘자인 이기균 목사 등 수많은 관계자들이 수고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오페라 <함성, 1919>가 올바르고 거룩한 제사의 번제로 태워드리는 작품이 되도록 관계자들 모두 정신적· 육체적으로 낮아지게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목사는 이번 작품이 일회성 행사가 되지 않길 바라면서 오페라 <함성, 1919>를 통해 젊은 세대들이 우리의 역사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기를 희망했다. 아울러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통해 감동을 받아 어려운 이 시대에 구국의 함성, 회개의 함성, 거룩한 함성이 터지길 바란다. 또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오페라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오페라 <함성, 1919>는 오는 3월 1일(금) 오후 5시, 2일(토) 오후 3시, 7시 30분에 여의도 KBS홀에서 공연한다. 입장료는 R석 28만 원 / S석 18만 원 / A석 12만 원 / B석 8만 원 / C석 5만 원 / D석 3만 원이다. 뮤지컬과 관련한 자세한 문의는 (사)고려오페라단(02-883-7753)으로 하면 된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오페라 <함성, 1919> 포스터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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