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전년 대비 36%나 줄어들었다는 정부 당국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반면 북한을 '협력' 대상으로 여기는 청소년은 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에 누리꾼들은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논쟁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청소년들의 북한 인식이 불과 1년 만에 크게 바뀐 걸까.
 
▲북한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 변화에 누리꾼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과연 1년 만에 청소년들의 생각이 대폭 변화한 걸까.ⓒ데일리굿뉴스

"북한, 적으로 생각한다" 5.2%…누리꾼 설왕설래
 
교육부와 통일부가 전국 597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 82,9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들의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우리에게 어떤 대상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답변은 전년 대비 36% 가량 줄어든 5.2%를 나타냈고, '협력'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답변은 50.9%로 전년보다 약 9% 오른 수치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에 누리꾼들은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비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군사 경계도 계속되는 시점에서 학생들의 인식이 크게 변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하거나 "남북-북미간 평화 무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제는 북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등 팽팽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적이라는 답변과 경계 대상이라는 답변 등 부정적 답변을 합치면 변화 수준은 1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굿뉴스

'적·경계 대상'이라는 답변 합치면 10% 안팎 하락 수준

하지만 설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논쟁의 정도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었다. 교육부와 통일부는 이번 조사에서 기존에는 없었던 '경계 대상'이라는 조항을 삽입했다.
 
이를 부정적인 인식으로 적용한다면 북한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5.2%와 '경계'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28.2%를 더해 33.4%가 된다.
 
즉 실제로는 부정적 이미지가 '36%' 줄어든 것이 아니라 '10%' 안팎으로 줄어들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북한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수치가 대폭 하락한 부분에서 누리꾼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진 것인데, 실제 수치는 논쟁에서 말하는 만큼의 변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창완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 통일교육위원장은 "위의 문항 뿐만 아니라 통일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도 0.8% 밖에 오르지 않았다. 이번 조사가 엄청난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하지만 앞으로는 평화통일이라는 우리 국민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라도 변화를 향해 사회가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다만 "북한의 3대 세습정권과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며 "그러면서도 통일이라는 목표를 위해 유연하게 사고하는 국민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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