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자국 여성의 해외 이동을 실시간 감시, 통제할 수 있는 앱을 구글과 애플 온라인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한 사실이 밝혀져 인권단체와 미국 정치인 등이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논란이 된 앱셔 앱 ⓒ데일리굿뉴스

남성이 앱 통해 여성 가족의 해외여행 통제
 
사우디 내무부의 행정서비스 제공 무료 어플 '앱셔(Absher)'는 지난 2015년 중순 출시돼 구글플레이와 애플 아이튠즈를 통해 수백만 차례 다운로드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어플에는 남성이 아내와 딸, 여성 형제의 해외여행을 허가하거나 철회할 수 있는 기능이 있고 특히 여성 가족이 공항에서 여권을 사용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문자를 보내주는 알람기능이 탑제돼 있다.
 
사우디 여성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남성 가족 후견인'이 있어야 하고, 후견인의 허락 없이는 결혼은 물론 여권 발급과 해외여행도 할 수 없다.
 
후견인은 앱셔 어플을 통해 여성 가족이 해외여행을 몇 차례, 어디로 갈 수 있는지, 어느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지도 설정할 수 있다.
 
한 사우디 여성은 아버지 휴대전화의 앱셔 어플에 몰래 접속해 자신의 해외여행을 허가한 뒤 몰래 호주로 떠날 수 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관련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휴먼라이츠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 어플이 여성들을 억압하고 반인권적이라고 비판했다.
 
앱셔 어플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이달 11일 론 와이든 미국 상원의원이 팀쿡 애플 CEO와 선다 피차이 구글 CEO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미국 기업이 사우디 정부의 가부장제를 가능하게 하거나 용이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앱 퇴출을 요구하면서다.
 
와이든 의원은 "애플과 구글은 사우디 남성들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가족들을 통제하고 그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팀쿡은 미국 공영라디오 NPR인터뷰에서 앱셔 어플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들어본 적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분명히 살펴볼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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