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 콜롬비아, 콩고민주공화국, 남수단, 이라크 등 5개 분쟁 국가에서 미성년자로 이루어진 군대, 즉 소년병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소년병으로 동원되는 아이들은 열악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무장단체에 자발적으로 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비전은 소년병을 비롯해 분쟁피해지역 아동을 위한 아동심리보호센터(CFS:Child Friendly Space)를 운영하고 있다.(사진제공=월드비전)

소년병 934명 중 30%는 여자아이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한 국제구호개발NGO 월드비전은 지난 12일 UN이 지정한 '소년병 반대의 날(Red Hand Day)'을 맞아 '노 초이스(No Choice)' 보고서를 발표했다.

월드비전은 현장 근무자들과 UN 산하기관, 국제기구를 대상으로 33건의 대면 인터뷰와 11~18세 아동, 부모, 지역 사회 지도자 등 이해관계자 35개 그룹(그룹당 5~12인)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소년병으로 복무했던 21명의 아동이 증언한 내용을 참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년병에 아동이 강제로 동원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상당수 아이들이 소년병에 자발적으로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은 △가정 폭력 △교육·일자리의 부족 △빈곤과 불평등 △이주와 폭력이 만연한 분쟁상황 등 불안정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무장단체 가담을 스스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여자 아이들이 소년병으로 가담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남수단에서 풀려난 소년병 934명 중 30%가 여아였다. 또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소년병 전체 인구의 30% 역시 여아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범죄 용의자로 의심받을 가능성이 적어 모집 대상으로 지정되고 있으며, 콩고 일부 지역에서는 무장 단체의 안전을 기원하는 미신적인 정화 의식을 위해 어린 여아를 징집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월드비전 양호승 회장은 “분쟁피해지역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죽음의 위협에 내몰리며 소년병이 되는 것 이외에 마땅한 다른 선택지가 없어 소년병을 선택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소년병이 아닌 다른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정부·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아이들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평화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UN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만 최소 2만 1,000명의 소년병이 징집됐다. 이는 2016년 대비 35% 이상 증가한 수치로 기록된다. 그만큼 현재 지구촌에서는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전쟁의 폭력 속에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월드비전은 무장단체에 가담한 아동을 돕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피해구제 핫라인(hot-line)을 운영해 아동의 무장단체 탈출을 돕고 있으며, 남수단에서는 무장단체에 가담했던 아동의 사회 복귀를 위한 기술 교육 등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우간다에서는 1992년 반란군과의 전쟁 당시 납치된 7만 명의 아동이 전쟁이 끝난 이후로 지금까지 지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지난해부터 소년·소녀병 2세 아동을 위한 기술 훈련과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 지역사회가 소년병들의 지역사회 정착을 도울 수 있도록 지역 주민의 인식교육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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