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 약 200만 명이 사는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감옥’으로 불린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반이스라엘 무장단체이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바다·육지에서 가자지구 국경통로 봉쇄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국방부가 하마스의 해상 침투를 막기 위해 건설한 이른바 ‘바다 장벽’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가자 지구 북쪽 국경에있는 이스라엘 ‘바다장벽’ 건설 현장

바다 위 장벽, 6m 높이 철조망에 지진감지기까지

이스라엘 국방부는 지난해 5월 팔레스타인 자치령이자 이스라엘에 인접한 해안 가자지구에 ‘바다 장벽’ 건설을 예고했다. 이는 해당 정부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해상침입을 막고 자국민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당시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바다 장벽은 지중해를 통해 이스라엘로 진입하려는 하마스의 모든 시도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것”이라며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장벽”이라고 밝혔다.

장벽 건설을 시작한 지 약 7개 월 만에 ‘바다장벽’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채널10, 타임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최근 “하마스 공격을 막기 위한 바다 장벽이 거의 완성됐다”고 보도했다. 방파제처럼 지중해로 200m가량 뻗어나가는 이 장벽은 바다 위에 50m 정도 너비로 돌무더기를 쌓고 그 위로 ‘스마트 펜스’라 불리는 6m 높이 철조망을 세워 건설됐다. 장벽 곳곳에는 센서 및 지진감지기도 설치됐다.

바다 장벽 완성으로 가로 10km, 세로 40km 직사각형의 가자지구는 사실상 하늘을 제외하면 모든 통로가 막힌 ‘감옥’이 됐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초부터는 땅굴을 이용한 기습 침투를 막기 위해 가자에 길이 65km에 이르는 콘크리트 ‘지하 장벽’도 만들고 있다. 약 7,500억 원이 드는 ‘지하 장벽’ 건설도 올해 하반기(7∼12월)에 완성된다.

하마스 침입 전략 약화를 위한 이스라엘의 장벽건설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충돌은 고조됐다. 지난해 말에는 하마스의 460개의 로켓포 공격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 등으로 양측에서 16명이 숨지는 유혈 사태가 빚어졌다. 양측 간 대규모 전쟁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됐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지난해 3월 30일부터 가자지구 분리장벽 인근에서 ‘위대한 귀환 행진’이라는 시위를 벌이며 저항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해 11월 이집트의 장기 휴전에 합의 하고 가자지구 접경지역 내 교전중단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한 달만에 다시 유혈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군에 피살돼 4명이 숨진 사건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반이스라엘 행진시위 이후 이스라엘군에 피살된 팔레스타인인은 최소 239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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