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알코올 관련 사망자는 4,747명으로 매일 13명이 음주로 인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엔 음주 관련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 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미디어에서는 여전히 음주 장면이 많이 노출되면서 미디어의 음주 장면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음주폐해예방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데일리굿뉴스

음주 규제, 방송 프로그램에는 적용 안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65%가 주류광고, 음주 장면에 노출됐고, 이중 12.6%가 방송으로 인해 음주 충동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또 영화 음주 장면에 노출될수록 음주 경험이 없는 청소년이 술을 마실 확률은 1.05배, 푹음을 안 하던 청소년이 폭음을 할 확률은 1.13배 증가한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2017년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방송국 매체가 음주 장면을 지양하도록 권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종편 케이블의 드라마나 예능을 중심으로는 음주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송선미 박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고 나서 미디어의 음주 장면이 2017년도 대비 2018년도에 평균을 냈을 때 편당 1.1회에서 1회로 소폭 줄어든 추세를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음주 장면은 한 편당 1회씩 나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음주폐해 예방 실행계획을 발표하고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에 규정된 광고 기준을 법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IPTV)과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SNS)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고 담배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는 광고에 국한된 규제로 드라마나 예능, 영화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김혜영 사무관은 "주류 광고에 대한 규제는 판매하는 업체나 수입업체들의 광고 규제를 강화한 내용"라며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규제가 없다" 전했다. 또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일률적인 규제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미디어 음주 장면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김씨(41)는 인터뷰를 통해 "요즘 방송 프로그램에 음주 장면이 아무렇지 않게 나온다"며 "그런 장면들이 청소년들에게 노출 돼 많은 영향을 미치는 거 같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복지부가 발표한 음주폐해예방 실행계획 발표에 따르면 음주 장면은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류광고에 노출될수록 음주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에 기독교계에서도 미디어 음주 장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2018년 금주금연정책 건의문'을 발표한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김영주 회장은 "최근 지상파 방송에서는 술 마시기 게임을 하는 장면이 버젓이 나오는 등 갈수록 음주를 조장하고 있다"며 "무책임한 음주 방송이 다음세대의 음주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해당 장면을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