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서 2018년 기준 전국 어린이집 0세반 수와 0세반에 다니는 아동의 수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복직을 앞둔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급격한 신생아 수 감소로 지난해 어린이집 0세반 운영 역시 감소했다.

 35개월 저출산 흐름 '연속 감소'
 
출생아 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연속 최소기록을 갈아치우며 저출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1~10월까지 출생아 수는 27만 8,600명이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8.8%나 줄었다. 2015년 43만 8,420명에서 2016년 40만 6,243명, 2017년 35만 7,771명으로 2015년 12월부터 35개월 연속 감소세다.
 
급격한 신생아 수 감소로 지난해 어린이집 0세반 운영 역시 감소했다. 0세반 모집을 아예 포기한 어린이집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11월 말 전국 어린이집 0세반은 2만 7,385곳으로 집계됐다. 2017년 말 2만 8,915곳에서 5.3% 감소한 수치다. 0세반에 다니는 아동수도 8만 1,469명에서 7만 6,749명으로 5.8% 줄었다.
 
눈에 띄는 점은 저출산 현상으로 0세반 규모가 줄었을 것이란 통념과는 달리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어린이집 0세반 개수가 꾸준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2014년 전국 어린이집 0세반 개수 2만 6,373곳, 0세반 아동 7만 2,585명 △2015년 0세반 개수 2만 6,755곳 0세반 아동 7만 3,741명 △2017년 0세반 개수 2만 8,915곳 0세반 아동 8만 1,269명으로 계속 증가했다. 이는 육아휴직을 마치자마자 복직하려는 맞벌이 부부의 0세반 수요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런 0세반 증가 경향이 2018년도에 꺾인 것은 맞벌이 부부의 0세반 수요가 급격한 출생아 감소세를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인상된 최저임금에 교사 인건비 부담
 
이 외에도 정부의 인건비 지원 대상이 아닌 민간어린이집이 운영 상 0세반 모집을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 어린이집 0세반이 줄어드는 데 한 몫하고 있다.
 
영유아보육법에는 어린이집 0세반의 경우 유아 3명당 1명의 보육교사를 두도록 하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영아의 특성을 고려해 1세반(5명), 2세반(7명), 3세반(15명)보다 적정 정원이 적다.
 
이런 가운데 0세 아동 1명당 월 87만 8,000원의 보육로를 지원받는 민간어린이집에서 0세 아동 모집 시 정원 3명이 채워지지 않으면 보육교사 1명당 월평균 인건비를 맞출 수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 어린이집에서 적자가 난다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해 주지도 않기 때문에 1년 간 0세반 정원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면 0세반 모집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장진환 전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보육교사 인건비가 오르면 0세반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0세반은 더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밖에 없는 부모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신생아를 맡길 곳이 더욱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태어난 지 2년이 되지 않은 아이가 다닐 어린이집을 알아본 이모 씨(여, 35)는 "0세반을 운영하겠다고 공고한 어린이집이 동네에 한 곳뿐인데 이미 정원이 차 버린 상태"라면서 "아이를 낳았을 때는 애국자 소리를 들었지만, 정작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복직을 포기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신생아가 1명만 있어도 0세반을 운영하도록 정부가 적자를 보전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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