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대부분 사람들이 다짐하는 것이면서도 막상 실행에 잘 옮기지 못하는 계획이 있다.  바로 독서다. '올 해는 몇 권 읽어야지' 결심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려고 하면 무슨 책을 어떻게 읽을지 고민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 봉착한 사람들에게 책을 재미있고 친숙하게 읽을 수 있도록 조언하는 도서를 소개한다.
 
 ▲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인 문유석 작가는 책 <쾌락독서>을 출간했다. 그는 책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책 중독자로 살아오며 '편식 독서'한 경험을 유쾌하게 담았다.

 판사이자 책 중독자 문유석의 '편식 독서'
 
"'성공' '입시' '지적으로 보이기' 등등 온갖 실용적 목적을 내세우며 '엄선한 양서' 읽기를 강요하는 건 '읽기' 자체에 정나미가 떨어지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책 <쾌락도서>에 실린 저자 문유석의 말이다. 2015년 출간돼 현재까지 20만부가 팔린 <개인주의자 선언>, 드라마 대본 <미스 함무라비> 등을 쓰며 '글쓰는 판사'라는 이력을 가진 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인 문유석은 독서 에세이 <쾌락도서>를 출간했다. 어려서부터 책 중독자로 살아온 그는 독서를 '즐거운 놀이'라고 정의한다. 그런 그의 독서법 역시 눈길을 끈다.
 
이는 어떤 책이든 첫 30페이지를 읽고 취향에 맞으면 끝까지 읽는 이른바 '편식독서법'이다. 그는 "세상에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책 따위는 없다"면서 "난 내 취향의 책을 골라서, 그 책 중에서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부분은 휙휙 넘기며 읽는다. 어떤 때는 한 책에서 단 한 장, 단 한 구절, 한 문장이 될 수도 있다. 선뜻 의미가 잘 들어오지 않는 책은 잘 읽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대단하고 있어 보이는 어려운 책을 굳이 읽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그는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억하기 위해 자신이 읽은 책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느낀 몇 가지를 글로 적어보거나 남과 수다를 떨어 볼 것을 제안한다. 그는 "SNS를 독서노트로 삼아 읽은 책에서 내가 내 것으로 흡수한 것들을 끄적끄적 올리곤 해왔다. 결국 내가 내 것으로 흡수한 것은 달랑 그게 전부인 셈"이라며 " 혼자만 읽지 말고 용기 내어 '책 수다'를 신나게 떨어야 더 많은 이들도 함께 읽게 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문 작가는 직접 책을 써볼 것을 권유한다. 글쓰기를 '정말 뿌듯한 똥이 나오는 것'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그는 "글이란 머릿속에 이미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는 무엇을 옮겨적는 것이 아니라 막연한 아이디어가 조금 있는 상태에서 때로는 그것조차 없을 때라도 무작정 자판을 두들기다 보면 생각하지 못한 표현이 튀어나온다"며 "스스로 대견하게 느껴지는 구절이 튀어 나올 때면 등골이 짜릿해 이 맛에 글을 쓴다"고 했다.
 
"책을 통해 타인과 세상 발견해왔다"
 
실제로 문 작가는 책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책 중독자로 살아오며 '편식 독서'한 경험을 유쾌하게 담았다.
 
사춘기 시절 야한 장면을 찾아 읽다가 한국문학전집을 샅샅이 읽게 된 사연부터 순정만화 세계에 입문한 이야기, <타짜>를 읽고 판사가 된 후 피고인 앞에서 '병목' '깜깜이 바둑이' 등의 전문용어를 구사할 수 있었던 경험, 고시생 시설 <슬램덩크>가 안겨준 위로 등을 이야기 한다.
 
한 예로 그는 책에서 "암담하던 고시생 시절 <슬램덩크>의 숱한 명장면 명대사 중에서도 체격은 좋지만 팀 동료만큼 천재적 재능이 업는 센터 '변덕규'의 대사에서 위로를 받았다"며 "대사는 '난 팀의 주역이 아니어도 좋다'였는데 이상할 만큼 뭉클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책에서 독서를 통해 타인을 발견하고 세상을 발견해왔음을 고백한다. 판사라는 직업 상 끊임없이 타인의 삶을 읽고 바라봐야 하는데 책을 읽음응로써 다른 사람들을 공감할 수 있는 범위를 넒힐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책이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가느다란 끈이었다. 책을 통해 나와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고통, 욕망을 배워왔다"면서 "잠시라도 타인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게 해주는 책들은 나를 '눈 먼 자들의 도시'에서 구원해 준다"고 부연했다.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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