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당국이 지난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 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한 상호 현장검증 작업을 모두 실시했다.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 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해 12일 오후 상호검증에 나선 가운데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에서 우리측 현장검증반이 완전파괴된 북측 GP를 검증하고 있다.(국방부 제공) ⓒ연합뉴스

이번 현장점검은 남북 군인들의 시종일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에 따라 DMZ 내 남북 GP의 완전철수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남북 각각 11개 조 총 154명으로 구성된 현장검증단은 이날 남북 시범철수 GP를 연결하는 오솔길을 통해 도보로 이동해 상대측 GP의 철수 상황을 확인했다.

남측 검증단은 오전 9시께 DMZ 내 동부·중부·서부전선에 걸쳐 새로 개설된 11개 오솔길과 군사분계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북측 검증단을 만나 12시 10분까지 북측의 GP 시범철수를 검증했다.

북측 GP에 대한 검증이 끝난 뒤 북측 검증단도 오후 2시께 군사분계선 상의 11개 지점에서 남측 인원과 만나 남측의 GP 시범철수를 확인한 뒤 오후 4시 53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복귀했다.

우리측 검증반은 북측 GP의 ▲모든 화기·장비·병력 철수 ▲지상시설물 철거 ▲지하시설물 매몰·파괴 상태 등을 확인했다.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 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해 12일 오후 상호검증에 나선 가운데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에서 우리측 현장검증반이 북측 안내인원으로부터 북측 GP 파괴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국방부 제공) ⓒ연합뉴스

국방부 당국자는 검증결과와 관련해 “남북 모두 상대측의 시범철수 GP가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파괴됐음을 확인했다”며 “북측 GP의 지하갱도도 매물돼 사용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남북이 지난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비무장지대 내에 설치된 GP를 상호 방문해 들여다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를 통해 비무장지대 내 모든 남북 GP의 철수를 위한 시범 조치로 상호 1㎞ 이내 근접한 GP 11개를 시범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서에 규정된 GP 시범철수 절차는 ▲ 모든 화기 및 장비 철수 ▲ 근무 인원 철수 ▲ 시설물 완전파괴 ▲ 상호검증 순이었다.

지난달 말까지 북측은 폭파 방식으로 남측은 굴착기를 동원한 철거 방식으로 시범철수 대상 각각 11개 GP 중 10개를 완전 파괴했고, 1개씩은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원형을 보존했다.

이날 마지막 단계인 상호검증도 마무리됨에 따라 GP 시범철수 절차는 사실상 완료됐다.

이번 점검을 위해 우리측 검증반 대표 육군 윤명식 대령과 북측 현장검증반 안내 책임자 육군 리종수 상좌는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에서 만나 굳게 악수했다. 우리측 윤명식 대령은 검증을 위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이 길(오솔길)을 보니 고생 많으셨습니다. 추운데…”라고 북측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우리측 검증반은 충실한 현장검증을 위해 레이저 거리측정기, 원격카메라 등 다양한 첨단장비를 활용해 북측의 지하 갱도 등 주요시설물의 파괴 여부 등도 철저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남북 모두가 상대측의 시범철수 GP가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파괴됐음을 확인했다. 물론 북측 GP의 지하갱도도 매몰돼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이 과정에서 확인됐다.

국방부는 “상호 현장검증간 식별된 미흡사항에 대해서는 12월 말까지 추가 보완조치를 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앞으로 비무장지대의 실질적인 비무장화를 위한 모든 GP 철수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측은 160여개, 남측은 60여개의 GP를 DMZ 내에 설치했다. 이는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해 비무장지대를 설정한 정전협정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남북은 GP 시범철수 이후 권역별 GP 철수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모든 GP를 철수하는 방안에 이미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이번 시범철수 GP마다 7명으로 구성된 현장검증반을 투입했다. 각 검증반은 대령급(북측 대좌급)을 반장으로 하며, 검증 요원과 촬영 요원으로 구성됐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벙커인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했다. 이날 판문점 인근에 있는 GP의 시범철수 검증작업을 실시간 영상으로 보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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