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이 지난 12월 2일 38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9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10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현대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를 마치고 우승 시상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 프로축구는 전북 현대는 ‘절대 1강’의 명성이 흔들리지 않은 가운데 선두 독주를 지속했고 지난해에 이어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또 경남FC는 2위를 차지하며 시민구단 최초로 1부 승격 첫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냈고, 울산과 포항도 각각 3·4위에 오르며 약진했다.

반면 수도권의 명문 클럽인 수원 삼성은 상위 스플릿 최하위인 6위로 밀렸고, FC서울은 11위까지 떨어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2부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최악의 위기에 놓였다.

또 전남 드래곤즈는 기업 구단 최초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2부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절대 1강’ 전북, K리그 2연패…최다 승점 달성

전북은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 사령탑으로 옮겨가는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의 고별 무대이자 최종전이었던 경남FC와 최종전에서 15경기 연속 무패(9승 6무) 행진으로 시즌을 마쳤다.

선제골을 뽑고도 동점 골을 내줘 최강희 감독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지만 역대 최다 승점(86점)을 달성하며 K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그의 또 다른 별칭인 ‘강희대제’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는 기록이다.

지난해 K리그 정상에 오른 전북은 시즌 초반부터 ‘절대 1강’으로 선두를 독주했다.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과 장신 공격수 김신욱, 외국인 골잡이 로페즈를 보유한 화려한 공격진에 국가대표팀의 주축인 이용, 김민재가 버틴 수비진도 견고했다.

전북은 승승장구하며 K리그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0월 7일 울산과 경기에서 2-2로 비겼지만 2위였던 경남과 승점을 19점 차로 벌리면서 6경기를 남기고 우승을 확정했다.

상·하위 스플릿 경기를 치르기 전에 우승을 차지한 건 전북이 처음이다.

전북으로서는 2009년과 2011년, 2014년, 2015년, 2017년에 이어 통산 6번째로 K리그 우승이다.

또 2014년 자신들이 작성했던 K리그1 최다 연승(9연승) 타이기록을 세웠고, 11월 4일 경남전 3-1 승리로 종전 K리그 최다승점(81)을 넘어섰다.

전북은 승점 90점 고지를 밟지는 못했지만 시즌 26승 8무 4패의 역대 최고의 성적표로 시즌을 마감했다.

경남, ACL 진출 '기적'…울산·포항도 약진

3년 만에 1부리그로 승격한 경남FC는 ‘김종부 매직’을 앞세워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경남은 전북에 이어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면서 내년도 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획득했다.

지난 2014년 성남FC가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팀 자격으로 ACL 출전권을 얻은 적은 있지만 시도민 구단 사상 처음 정규리그 성적만으로 아시아 축구 꿈의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경남은 올해 26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오른 외국인 골잡이 말컹의 화끈한 공격력이 2위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김종부 감독의 지도력이 효과를 발휘했다. 말컹과 파울링요, 네게바 등 ‘브라질 3총사’와 일본인 선수 쿠니모토, 주목받지 못했던 토종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막강 전력을 끌어낸 것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1부 잔류’를 목표로 내걸었던 김 감독으로서는 초과 달성이면서 K리그 시민구단의 힘을 보여준 ‘그라운드 반란’이라고 하기에 충분했다.

경남은 시즌 첫 경기였던 상주전 3-1 완승을 시작으로 개막 후 4연승을 달렸고, 러시아 월드컵 직후인 7월 6경기 무패(4승 2무) 행진을 벌인 게 2위와 ACL 진출에 밑거름이 됐다.

또 울산은 작년보다 한 계단 높은 3위를 차지하며 FA컵 결승에 올라 대구FC를 상대로 대회 2연패를 타진한다.

포항 역시 작년 7위에서 4위로 3계단 뛰어오르며 울산이 FA컵에서 우승하면 ACL에 나갈 수 있는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수원·서울의 부진…전남 기업 구단 최초 2부 강등

수도권 구단인 수원과 서울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수원은 서정원 감독이 사퇴 후 복귀하는 우여곡절 끝에 상위 스플릿에 자리했지만 6위로 ACL 출전권 확보에 실패했다

또 황선홍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퇴진하고, 이을용 감독체제에 이어 최용수 감독이 사령탑으로 복귀한 FC서울도 11위로 밀리며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신세가 됐다.

서울은 2부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 1·2차전 결과에 따라 1부 잔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6차례 K리그를 제패한 명문 구단 서울로의 체면이 말이 아닌 성적표가 부담스럽다.

또 전남 드래곤즈는 1부 최하위(12위)로 추락하면서 1995년 K리그에 참가한 후 23년 만에 2부로 강등됐다.

특히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기업 구단으로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은 첫 다이렉트(자동) 강등이라는 점에서 굴욕적이다.

전남은 지난 8월 유상철 전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물러났지만 끝내 2부 강등을 피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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