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은 한국과 인연이 깊은 나라다. 갓난아기 엉덩이에 있는 푸른 점을 '몽고반점'이라 할 만큼 민족적으로도 가깝고, 1990년 사회주의 국가에서 벗어난 몽골이 처음 수교한 국가가 바로 한국이기도 하다. 형제국이나 다름없는 몽골은 28년 전 선교사들에 의해 복음의 씨앗이 심겨졌지만, 복음화율은 여전히 1%대에 머물러 있는 척박한 불모지다.

14년째 몽골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정광윤 선교사는 "몽골 교회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대안이 찾지 못하면 복음의 문이 곧 닫힐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정 선교사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구의 90% 이상이 티베트 불교를 믿는 몽골의 복음화율은 1%대로 알려져 있다.

밤거리 방황하는 몽골 청소년…다음세대 '위기'
 
최근 몽골에서는 가정해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자녀를 둔 부부 간에도 이혼이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수도 울란바토르 시내에는 길거리를 배회하며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점점 많아진다고 정광윤 선교사는 전했다. 

지난 2004년부터 몽골 선교의 길을 걷고 있는 정광윤 선교사는 현지 교회 개척과 목회를 돕고 있다. 처음 개척을 도운 함팅토야교회(담임 잉케 목사)는 해마다 교인들이 늘어나 6년 전에는 마침내 자립에 성공했다. 이제는 다른 몽골 교회들을 돕고 다음세대를 세워나가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정 선교사는 "많은 몽골 선교사가 거리의 청소년들을 어떻게 복음으로 붙들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며 "방법을 찾던 중 한국의 청소년 예배 사역팀인 브리지임팩트를 알게 돼 지난 2014년부터는 청소년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혹독하고 긴 몽골의 겨울이 지나고 여름이 되면, 20여 교회에서 모인 몽골 청소년 200여 명은 캠프 준비에 나선다. 이들은 도시에서 수백 킬로나 떨어진 오지마을로 찾아간다. 몽골에 있는 700여 교회 중 절반 이상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몰려 있어, 외곽지역에는 교회가 없는 동네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광윤 선교사는 "최근에는 울란바토르에서 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한 오지마을에 가서 동네 어른들과 어린이들을 한데 모아놓고 예배를 드렸다"며 "순식간에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마을에 복음 축제가 열리는 광경을 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캠프가 열릴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복음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으로 모여들고 캠프를 진행하는 청년들 역시 손수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복음을 전하려는 열정이 뜨겁다. 하지만 이를 지속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끌 사역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정 선교사의 동역자이자 함팅토야교회를 섬기고 있는 잉케 목사는 "아직 몽골은 사람들에게 복음이 새롭기 때문에 교회가 어떤 곳인지 관심을 가지는 젊은이들이 많다"며 "이들이 복음을 깨닫고 교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을 섬길 젊은 목사님, 전문 사역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몽골교회 청소년들은 매년 여름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오지마을에 찾아가 복음을 전한다.(사진제공=정광윤 선교사)

몽골복음주의협의회 20주년 앞둬…"복음이 깊이 뿌리 내리길"
 
몽골 역시 선교사들에 의해 복음의 씨앗이 심어졌다. 교회가 세워지고 신학대학교도 설립됐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정광윤 선교사는 "몽골 목회자들은 신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목회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극히 드물다"며 "이론적인 목회 자료 역시 부족할 뿐 아니라 사역자 본인도 예수를 믿은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정광윤 선교사가 시작한 것이 몽골 목회자 훈련원이다. 올해로 12년째 현지 목회자와 전도사,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목회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조기 은퇴한 목회자들이나 신학대학교 교수가 와서 강연으로 돕고, 교회와 기독교 교육단체들과 협력해 성경 연구나 공동체 훈련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이어 정 선교사는 "몽골의 신학교는 문교부에 등록되지 않아 학교를 졸업해도 학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신대원과 교류를 맺어 공동학위를 이수할 수 있도록 추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광윤 선교사는 몽골 정부가 인정한 유일한 기독교 기관, 몽골복음주의협의회(회장 다리수렌 뭉흐다와 목사)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몽골복음주의협의회에는 몽골의 총 700여 교회 중 약 90%에 달하는 교회들이 가입돼 있다.
 
몽골복음주의협의회는 내년이면 어느덧 20주년을 맞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아직 협회 본부조차 없는 실정이다. 정 선교사는 "몽골에 복음이 깊이 뿌리내리기 위해선 협의회가 든든하게 세워져야 한다"며 기도와 관심을 요청했다.

몽골은 한때 복음화율이 3%에 달하며 빠른 속도로 교회가 성장하다가 최근 정부가 종교비자를 제한하기 시작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아직 믿음이 연약한 성도들이 대부분인 데다가 재정적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문을 닫는 교회들도 잇따르는 상황.

"현재 몽골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의 약 1.4%에 해당하는 4만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몽골 선교의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현지 교회와 목회자·성도들이 설 수 있도록, 그래서 이들이 세계에 퍼져있는 몽골 민족들에게도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기도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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