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가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의 내용이 공개됐다. 한국인 최초로 IPCC 수장이 된 이회성 의장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이 2도를 넘어서면 전 지구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렸다.
 
 ▲지난 67년 동안 연평균 지표기온 상승 추세를 나타내는 그림.(사진제공=연합뉴스)

2도만 올라도 전 지구적 재앙…"전례 없는 변화 필요"
 
올해 한반도의 여름은 기상 관측 10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한 기록적인 폭염이었다. 8월이 시작되자 마자 강원도 홍천의 수은주는 41도를 기록했으며, 이날 서울도 39.6도로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지구의 온도 역시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현재 지구 평균 온도는 18세기 산업혁명 이전보다 약 1도 상승했다. 최근에는 온도 상승이 더 빨라져 10년마다 0.2도씩 오르는 추세다.
 
1도, 2도가 큰 문제가 될까 싶지만 기후변화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그 결과는 충격적이다.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상승할 시 바닷속 산호는 99%가 소멸하고, 남극대륙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면 천만 명이 목숨을 잃게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약 30년 후에는 기온이 1.5도, 2100년에는 4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 산하 IPCC는 지난달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총회에서 기온 상승을 늦추기 위한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방안을 담은 특별보고서의 상세 내용은 지난 8일 공개됐다.
 
특별보고서는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할 경우, 2도 상승에 비해 '확고한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도가 2도 상승 시 2100년을 기준으로 10년에 한 번 꼴로 북극 해빙이 완전 소멸하지만, 1.5도 상승 시 100년에 한 번으로 빈도가 대폭 줄어든다. 알래스카, 시베리아 등의 영구동토층이 녹는 것 또한 늦출 수 있다.
 
이회성 의장은 "1.5도 목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이루려면 전 지구적으로 신속하고 광범위하면서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실제로 시스템 전환 과정에만 약 2조 4천억 달러, 세계 GDP의 약 2.5%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IPCC 제48차 총회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가 채택됐다.(사진제공=연합뉴스)
 
韓 정부도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확정
 
이산화탄소·메탄 등이 함유된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1970년~2011년까지 40여 년간 배출한 누적 온실가스가 1970년 이전 220년 동안의 누적배출량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0년 대비 45% 이상 감축해야 하고, 2050년까지는 순 제로(net-zero) 배출이 달성돼야 한다. 이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산림녹화와 제거 등의 방법으로 잔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0'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에너지 부문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특별보고서는 "각 정부의 공공·민간 투자의 전반적인 방향 수정이 필요하다"며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4가지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2030년까지 태양광, 수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2010년 대비 110~470% 늘릴 것 △석탄·석유·가스 등은 3~78% 감축할 것 △원자력 에너지는 59~106% 늘릴 것 등이다. 특히 원자력 에너지의 경우 2050년까지 2010년 대비 98~501% 증가해야 에너지 공급과 온실가스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봤다.
 
우리나라도 지난 7월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 감축 비율을 32.5%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는 배출전망치인 8억5천100만t의 37%인 5억3천600만t이다. 환경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량 목표를 기존보다 26% 늘리고, 2020년까지 17억7713만t의 온실가스 배출을 허용하는 2차 배출권 할당계획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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