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아태평화교류협회와 함께 11월 16일 고양 엠블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열기로 하고 북측 대표단 7명을 초청했다.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북한 대표단이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스타트업캠퍼스를 방문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에서 네 번째) 등 내빈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일정을 위해 남측을 방문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 등(82) 북한 대표단은 15일 판교테크노밸리 등을 둘러보는 것으로 방남 이틀째 일정을 이어갔다.

리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성남 판교 제2 테크노밸리를 찾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영접을 받았다.

판교 제2 테크노밸리는 경기도·국토교통부·성남시 등이 '4차 산업 혁신 클러스터'로 추진 중이며, 자율주행 기술 테스트를 위한 실증단지를 구축한 43만㎡ 규모의 도시첨단산업단지다.

리 위원장 일행은 이곳에 이어 경기도 화성시 기산동에 있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을 방문해 스마트팜 등 첨단 농업시설을 참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북 작가인 이기영의 아들인 리 부위원장은 대남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과학기술 분야와 직접 연관은 없지만, 그가 북한의 대표적 지식인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남측의 첨단 산업 및 농업시설을 둘러본 것은 북측이 최근 이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은 IT 분야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식량난 해결을 위해 농업 분야에 첨단기술을 도입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시 지난 6월 방중에서 중국농업과학원 국가농업과학기술혁신원을 참관한 바 있다.

리 부위원장 일행의 이날 방문은 북측 고위인사가 남한의 산업시설을 참관한 것이 2007년 이후 11년 만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1992년과 2002년 제1, 2차 북측 경제시찰단이 남측의 주요 산업시설·유통시설·관광지를 시찰했고, 2002년 8월에는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계기로 남북 대표단이 함께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 생산라인을 돌아봤다.

리 부위원장도 2004년 6·15 4주년 남북 공동 국제토론회 참가차 남측을 찾았을 당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SK텔레콤 등 산업 현장을 비롯해 대학, 방송사 등도 둘러봤다.

하지만 2007년 12월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 제1차 회의 참석차 방남한 전승훈 당시 내각 부총리 등 북측 대표단이 기아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것을 마지막으로 지난 10여 년 간 북측 인사들의 남측 산업시설 참관이 이뤄진 적은 없었다.

한편 11월 16일 고양시에서 열릴 국제대회 참석을 위해 지난 14일 리 부위원장과 함께 입국 예정이었던 김성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실장과 김춘순 연구원 등 북한 대표단 2명은 입국당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들은 갑작스레 대회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김 실장 등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고 관계 당국을 통해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불참한 김 실장은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을 겸하며 남북관계와 북미협상에 모두 관여해온 터라 방남 기간 당국자 면담 등의 일정이 마련돼 북미고위급회담 연기 등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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