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선교에 대한 무관심이 심화되고 선교재정의 감소와 사역현장에서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그야말로 선교계에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여기에 선교 환경도 급속도로 변하면서 이 모든 현상을 잘 이해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대처가 절실해진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선교가 다시 살아나는 돌파구를 찾는 자리가 마련됐다.  
 
 ▲13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17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을 개최했다.ⓒ데일리굿뉴스

4차 산업혁명 도래…대비책은 미비
 
"한국교회의 현실 속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자세는 창조적 확장성과 의도적 개방성을 가지고 관계적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13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개최한 '17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에서는 이 같이 '미래 선교'에 대비할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이 행사는 한국선교의 위기를 진단하는 한편 선교전략을 어떻게 실행할지 논의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이날 모인 150여 명의 한국선교 지도자들은 선교사역 역시 전환시대를 맞았다는 데는 모두 이견이 없어 보였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은 지금, 미래선교를 위한 대비의 필요성이 중점적으로 강조됐다.    
 
이번 포럼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 선교사-파송교회-선교단체 간의 소통문제와 현지에서 선교사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이 잘 이뤄지지 않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일례로 선교사들의 은퇴생활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다는 게 큰 문제로 꼽혔다. 선교사들의 노후를 보장해 주는 연금이 제대로 보장돼 있는 선교사는 19.5%에 그쳤다. 은퇴지원계획이 있는 교회 역시 11%에 불과했고, 선교사의 거주지나 다름없는 선교관이 있는 곳도 16.1%였다. 또 선교단체가 선교사의 노후 주택문제와 관련해 '어떤 방도로든지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답한 비율은 불과 9.6%다.
 
김성환 소장(소래선교연구소)은 "선교사 퇴임 후의 삶에 대해서는 거의 무방비 상태"라며 "선교지원이 절대적으로 요구되지만 한국교회는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에 있다. 아직도 선교행정에 있어 체계화 돼있지 않고 선교사만 파송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교사와 교회와의 소통과 관련해서는, 교인들이 선교에 잘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선교교육'과 '선교사와 교회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42.1%나 달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목회자가 선교교육을 하는데 한계점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선교현장과 선교사 간에 진정한 소통이 부족하다. 심지어 한국교회는 선교사들의 어려움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연합과 소통' 기반…네트워크 구축 필요
 
향후 선교를 위한 방안으로는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는 게 총체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전략적 접근을 위해선 "사역지에서 필요한 정보 공유가 네트워크를 통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가장 많이 제기됐다. 이는 현장 사역의 정보 공유는 물론 소통부족의 문제까지 모두 해결하는 실질적 방안이라는 것이다.
 
KWMA 조용중 사무총장은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더 큰일도 해낼 수 있다"면서 "지역통신원들을 발굴하고 훈련해 현장의 소식들을 신속히 본국으로 전송하는 자원으로 육성하면 170여 나라에 지역전문가들을 두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막대한 선교자원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나 위기관리 네트워크를 만들어 안전을 위한 교육과 권역 별로 멤버케어를 위한 전인적 필드멤버케어 센터들을 만들어 섬기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 밖에 '팀 사역'이란 협력선교의 모델이 강조됐다. 과거에는 각 선교사들의 단독 사역이 강점으로 꼽혔다면, 다원화된 시대 속에서는 연합을 이루는 팀 사역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지역교회들에 적용하면, 협력을 통해 지역에서 다양한 사역을 함께 전개할 수 있고, 선교 시엔 전문성을 가지고 연합해 현장의 필요와 유효자원을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형성된다는 강점이 있다. 

이런 점에 비춰 조 사무총장은 "지역교회들이 협력해 한 종족이나 지역을 선정하고 팀으로 선교사를 파송하고 협력사역을 도모할 수 있다면 아름다운 협력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더불어 한국교회의 영적 자원이 선교적으로 사용되도록 개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15일까지 계속되는 '17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은 22개 영역의 실행위원회를 발족하고 한국 선교의 부흥을 위한 구체적인 사역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올해 열린 각종 선교대회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등 함께 피드백하는 시간도 갖는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