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정치력 신장의 새로운 도약을 모색할 수 있는 모멘텀이 생겼다. 최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미국 의정 사상 처음으로 한국계 하원의원 2명이 탄생했다. 지난 1998년 김창준(제이 김) 전 연방하원의원 퇴임 이후 20년 만에 연방하원에 한인 후보가, 그것도 두 명 동시 입성이 확정된 것이다. 그토록 염원하던 미 주류사회의 한인 정치력 신장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간선거 개표 결과, 한국계인 영 김 공화당 후보와 앤디 김 민주당 후보가 각각 승리를 거둬 두 명의 연방 하원의원이 동시에 탄생했다.

영 김·앤디 김 “한-미간 가교역할 하겠다"
 
11·6 미국 중간선거 직후 미국 동서부에서 잇달아 낭보가 들려오면서 200만에 달하는 미국 내 한인 사회가 그야말로 들썩였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개표 결과, 한국계인 영 김(56) 공화당 후보와 앤디 김(36) 민주당 후보가 각각 승리를 거둬 한인 이민 역사상 최초로 두 명의 연방 하원의원이 동시에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에 두 당선자를 향한 관심으로 벌써부터 뜨겁다. 한인 2세 출신으로, 뉴저지주 제3선거구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앤디 김은 공화당 현역 의원을 상대로 초박빙의 승부를 벌이다 막판에 극적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나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그의 가족사가 유독 화제다. 앤디 김의 아버지 김정한(69)씨는 소아마비를 앓는 고아 출신이면서도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거쳐 유전공학박사로 자리를 잡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가난한 시골에서 성장한 어머니 역시 간호사로서 뉴저지주에서 수천 명의 환자를 돌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부모님의 헌신적 노력으로 뉴저지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시카고대를 졸업했다. 또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동 문제 전문가로 활약했다.
 
특히 남북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한인사회의 복지, 한미동맹과 북핵문제 등에 의정활동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앤디 김은 “한국이 미국의 최고 파트너이고 동맹이라는 점을 확고히 하고 안보, 무역, 경제 이슈 등에서 협력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 문제, 북한과의 평화 구축 문제 등 이슈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출신으로 13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공화당 영 김 후보도 캘리포니아주 39선거구에 출마해 사실상 당선을 결정지었다. 한인 여성이 연방하원의원에 오른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 김은 공화당 중진인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의원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해 21년 간 일했다. 앞서 2014년에는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으로 선출되며 최초의 한국계 여성 주의원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특별히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잘 알려져 있다. 늘 기도로 무장해 선거운동을 전개할 정도로 신앙인으로서나 정치인으로나 훌륭한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다. 낙태와 동성 결혼 등에 줄곧 반대 의견을 밝혀왔던 그였다.
 
영 김은 ‘한국과 미국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한미 관계를 비롯해 자유무역협정, 위안부 문제, 북미이산가족 상봉문제, 이민자 문제 등 한미간과 한국사회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힘쓰겠다”며 “앞으로 한인들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주류사회, 특히 연방의회 진출은 한인사회의 해묵은 숙원이었다. 그 바람을 일궈낸 지금, 미주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에 큰 도약이 있을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두 당선자 모두 한반도 정세와 통일 문제에 관심을 표명한 만큼, 향후 한반도의 다양한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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