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마다 황사로 인한 '한반도 공기질저하'는 이제 옛말이 됐다. 이제 한반도 상공은 사시사철 황사나 미세먼지, 스모그현상 등의 영향으로 공기질이 악화되는 현상을 피하기 어렵다.
 
 ▲중국 정부는 올 겨울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일대의 대기 조건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사진은 지난해 연말 스모그가 자욱한 베이징 시내 모습)ⓒ연합뉴스


이러한 대기질 악화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 등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청명한 가을하늘이 무색하게 지난 달 몇 차례 한반도는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올 겨울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일대의 대기 조건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모그와의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중국기후센터와 환경감시종합센터가 올 겨울 베이징·톈진·하베이 등 중국 수도권 일대 대기 기상조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보다 기온은 높고 강수량은 적지만 겨울 계절풍이 약한 관계로 대기오염을 억제하는 대기 확산조건이 지난해 겨울보다 나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중국국가대기오염방지조치센터도 엘니뇨의 발생으로 상대적으로 따뜻한 겨울을 예상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대기오염을 심각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올 겨울 중국 공기질의 악화는 최근 국제 경제흐름과 맞물린 측면도 있다.
 
즉 지난 몇 년간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중국 수도권 공장의 경우 겨울철에는 가동을 전면 중단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 영향에 의한 경기둔화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가동을 중단했던 기존의 조치를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올 겨울 스모그는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 분명해진 것이다.

실제로 베이징 시가 석탄 난방을 줄이고 1만 1,000여 개의 오염물질 배출 공장을 폐쇄한 결과 PM2.5 미세먼지 농도가 2013년 90g/㎥에서 지난해 58g/㎥로 낮아지고, 1년 중 대기질이 양호한 날도 50일 이상 늘어난 바 있다.
 
거기에다 중국 동북부 주요 28개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 목표도 2017년보다 3%안팎으로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올 겨울 스모그나 고농도 미세먼지의 발생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중국 대기오염은 에너지 체계를 비롯한 산업 전반과 연관돼 있어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중국의 대기 문제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관건이다. 고려대환경연구소가 미국 국립대기해양청(NOAA) 위성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이 대기흐름에 따라 한반도로 유입되는 현상이 시간대가 흐름에 따라 급격하게 달라지는 모습이 관측됐다.

때문에 올 겨울 우리나라의 대기환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겨울철 미세먼지를 실어오는 북서풍이 중국에서 우리나라 방향으로 불지만 이런 겨울 계절풍이 약한 상황에서 중국이 석탄 가동 공장을 늘린다면 중국발 미세먼지가 평소보다 더많이 우리나라로 오게 된다는 설명이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중국에서 오는북서계절풍이 약할 경우, 오히려 미세먼지는 중국에 축적될 뿐 우리나라로 건너올 확률은 그리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중국 정부의 우울한 전망이 한반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금상첨화지만, 반대의 경우 대기질 개선을 위한 한중 양국의 협력 방안이 절실한 실정이다.
(위클리굿뉴스 11월 4일, 46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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