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달 8일부터 공공시설 화장실 10곳에 '비상용 무료 생리대 자판기'를 비치했다. 이번 사업은 여성과 청소년이 자주 이용하는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여성들의 일상생활 불편을 개선하잔 취지로 시작됐다.
 
공공기관 화장실 내 비상용 생리대 비치 사업이 시범적으로 실시된 가운데, 지난 8일과 10일, 무료 생리대 자판기가 설치된 현장을 찾았다.
 
 ▲서울시가 이달 8일부터 공공시설 화장실 10곳에 '비상용 무료 생리대 자판기'를 비치했다.ⓒ데일리굿뉴스

공공시설 화장실 10곳에 8일부터 비치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는 △광진청소년수련관 △구로청소년수련관 △서울도서관 △서울시립과학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북서울미술관 △서울여성플라자 △중부여성발전센터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등 10곳에 설치됐다.
 
비상용 자판기는 '무료형'과 '코인형' 두 개의 방식으로 운영된다. 자판기 유형은 각 운영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했다. 무료형은 레버를 돌리면 바로 생리대가 나오는 방식이며, 코인형은 안내데스크에 비치된 코인을 투입구에 넣어야 생리대가 나오는 형태다.
 
서울시 사업에 함께 하게 된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측은 "시범 기간 동안 하루 30개, 한달 750개 정도의 생리대가 비치된다"며, "그동안 주민들이 급하게 생리대를 찾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며, "주민을 위한 일에 복지관이 동참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일각의 남용 우려와 관련해선 "급한 사람이나, 저소득층 청소년처럼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함께 배려하고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도봉구는 한 발 앞서 지난 9월 지하철 창동역 공중화장실에 무료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했다.ⓒ데일리굿뉴스

시민들 "잘 한 결정" "저소득 청소년 혜택 받길"…우려 목소리도
 
서울 도봉구는 한 발 앞서 지난 9월 지하철 창동역 공중화장실에 무료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한 바 있다. 본지 취재 결과 현재까진 생리대 남용 문젠 크게 발견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지속적인 배려가 필요한 것은 당면한 사실이다.

생리대 무료 자판기가 확대된단 소식에 시민들은 여성 복지를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며 반가움을 표했다. 특히 지난 2016년,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생리대를 구입하지 못해 신발 깔창을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한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혜택자가 되길 바란단 의견도 잇따랐다.
 
예원학교 장인서(15) 씨는 "저소득층 친구들이 생리대가 없어서 많이 고생한단 기사를 봤는데, 저렇게 공중화장실에 생리대를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소재 공기업에 재직 중인 조하나(31) 씨는 "서울시의 이번 사업은 생리대가 생필품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며, "생리대는 일부 여성의 기호 제품이 아니라, 모든 여성에게 필요한 제품이란 점에서 복지 대상을 일부가 아닌 전체로 확대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때, 저소득층 청소년도 눈치 보거나 불편함 없이 생리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각에선 시민 의식이 성숙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남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도봉구에서 공중화장실 위생을 담당하는 김성숙(54) 씨는 "급할 땐 하나씩 사용할 수 있단 취지는 좋지만 제품들이 그대로 남아있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공공기관 화장실 내 비상용 생리대 비치는 그 동안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요청했던 사안이다. 지난 6월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 1,475명의 응답자 가운데 1,350명인 92%가 공공기관 무료 생리대 자판기 설치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여성의 건강권 증진을 위해 연말까지 시범적으로 자판기를 운영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영상 기사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5dizLJUou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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