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지정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교주 이만희, 이하 신천지) 유관단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기사가 주요 일간지에 실려 논란이다. 이단 전문가들은 교계가 신천지 행사를 막는 차원을 넘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 18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신천지 이만희 교주.(만국회의 유튜브 영상 갈무리)

J일보, 4개 지면 할애하며 신천지 행사 대대적으로 보도
 
(사)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대표 이만희, 이하 HWPL)는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 산하의 유관단체로, 해마다 만국회의라는 명목으로 열리는 대규모 행사 등 평화를 키워드로 한 다양한 활동을 개최한다. 
 
J일보는 28일자 신문에 '평화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지면 4면을 할애해, HWPL이 하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는 홍보성 기사를 게재했다. HWPL이 신천지 관련 단체라는 것과 대표가 이만희 교주라는 사실은 기사 어디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해당 기사에는 "HWPL이 유엔과 외교부에 등록된 NGO 단체"라는 소개글과 함께 이들이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는 지구촌 전쟁 종식과 세계 평화를 위해 170여 개 국가에서 평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신천지 유관단체를 긍정적으로 홍보하는 내용이 실렸다.
 
신천지는 교주 이만희 씨를 신격화하고 가정 파괴와 감금, 폭행 등 심각한 사회·윤리적 문제를 일으켜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는 이미 1990년대에 신천지를 이단·사이비 집단으로 규정하고 주의를 당부해왔다.
 
J일보는 2면과 3면 전면을 할애해 지난 18일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진행된 만국회의 기념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만국회의는 겉으로는 세계 평화를 위한 행사라고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총회장 이만희 교주를 전 세계 전쟁을 종식시키는 '평화의 사자'로 신격화하고 신천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해마다 만국회의가 열리는 장소 앞에서는 신천지 피해자 가족들이 신천지에 빠져 집을 나간 자녀들의 이름을 외치며 만국회의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린다.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 유관단체 HWPL은 매년 9월 세계 평화축제라는 명목으로 만국회의를 개최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신천지 활동 합법적으로 막을 방법 고민해야"

J일보의 보도에 대해 이단 전문 매체 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는 "가정파괴, 학업 포기 등 사회적 폐해를 일으키는 신천지가 평화를 내세우며 이미지 세탁을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기사를 내는 것은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다만 이제는 교계가 신천지에 대해 그때그때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보다는 좀더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조언했다.
 
조 대표는 "신천지가 행사를 열거나 홍보기사를 낼 때마다 따라다니면서 저지하는 건 사실상 큰 효과가 없다"면서 "신천지가 법에 저촉되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교계가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를 근본적이고 합법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방법의 일환으로 조믿음 대표가 제안한 것은 HWPL이 설립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고 있음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민법에 따르면 '법인이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설립 허가의 조건에 위반하거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주무관청은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조믿음 대표는 ""HWPL의 주된 활동은 '종교 대통합'인데 이는 법인 설립 정관에 없는 내용"이라면서 "교계가 단순히 신천지 행사를 막는 것에 급급한 차원을 넘어, 서울시에 HWPL의 법인 설립 허가 취소나 경고성 제재를 하도록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면 신천지 활동을 막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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