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최근 기독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C작가를 인터뷰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섭외 요청 과정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C작가는 기자에게 "데일리굿뉴스가 이단이 아닌지"를 먼저 물었다.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그는 "이단들이 저희 만화를 가지고 장난을 쳐서요"라며 "초면에 죄송하지만, 섭외나 작품 관련 문의 연락을 받으면 꼭 이단인지 아닌지 확인하기로 작가들과 합의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를 직접 만난 자리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C작가는 몇 년 전, 성인만화가에서 기독만화가로 전향하면서 G사이트에 기독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고료는 따로 받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는 지인으로부터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그의 작품이 이단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만화내용도 이단의 교리 내용으로 바뀌어 인터넷에 게시돼 있다는 이야기였다.
 
C작가는 그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분해서 손이 떨린다고 했다. 당시 그는 작품을 올린 사이트에 연락했지만, "변호사를 직접 고용해 법적 소송 절차를 밟는 것이 대응책"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한다.
 
여기저기 도움을 요청해 봤지만, 그 때 당시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삼류작가가 도와달라고 외치는 목소리에 누구 하나 들어주지 않았다고 작가는 회상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C작가의 기독만화가 여전히 이단관련 사이트에서 활용되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했다. 안타깝게도 그의 작품이 이단으로부터 도용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약 6, 7년 전 일이기도 했고, 당시 C작가가 이단에 도용됐다는 증거자료를 따로 보관해 놓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가 말 한 해당사이트는 현재 찾아볼 수 없었다.
 
다른 작가들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했다.
 
2007년 즈음 기독만화가의 길을 걷게 된 K작가 역시 온라인사이트에 만화를 연재했다. 그러다가 자신의 작품이 신천지에 무단 도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2013년에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고 한다.
 
K작가의 작품이 신천지만화로 바뀌어 업로드 된 사이트는 현재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상태다. 이에 본지는 K작가가 이단사이트에서 캡쳐한 도용된 만화 이미지를 원작 만화와 비교해 봤다. 확인 결과, 2007년도에 그가 연재한 원작만화의 그림체와 이단만화로 쓰이고 있다는 제보 속 그림체가 완벽히 일치했다. 원작만화 속 말풍선에는 K작가가 쓴 기독교적 고백 이야기가 실려 있었지만, 도용된 만화에서는 이단 정체성과 교리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런가 하면, 2011~2012년 사이 왕성하게 활동을 했던 H작가의 작품도 여전히 신천지관련 사이트에서 쉽게 검색되고 있다. 원작을 그대로 게시하고, 제목만 달리 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은, 이단에 대한 두려움과 물질적·시간적으로 어려운 환경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K작가는 "기독만화가들은 작품활동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그런 우리가 법적인 절차에 따라 시간과 경비를 들여 대응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라고 호소했다.
 
H작가는 "이단에 대한 워낙 흉흉한 소문이 많기에 무서워서 항의 전화도 못했다"며 "개인이 어느 이단집단을 대상으로 잘못된 것을 지적하기에는 겁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독만화가들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논하고 대처하기 위한 자체모임을 갖고 있다. 작가들은 스스로가 자신의 작품을 지키는 노력이 최선이라고 여기며 개선책을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이들의 이야기는 몇 년 전에 발생한 일이다. 최근에도 이런 일들이 지속 되는지는 아직 확인 되지 않았지만, 기독교만화 콘텐츠가 이단에 무방비로 노출된 현실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기독교만화 콘텐츠 도용문제는 저작권 문제와도 직결되는 만큼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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