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만나 우애를 다지는 민족 대명절, 추석이다. 하지만, 성묘나 제사문제로 고민하는 크리스천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모든 사람을 위한 가족전도>의 저자이자 김선일 교수(웨신대, 실천신학)는 제사를 가족전도의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제사상황에서 그리스도인이 슬기롭게 대처하는 법을 알아봤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명절 날, 성묘나 제사문화를 대하는 그리스도인의 바람직한 태도에 대해 김선일 교수의 조언을 들어봤다. 

"절 대신 제사 준비에 솔선수범 했더니…"
 
명절 마다 믿지 않는 시댁에서 제사 준비를 해야 했던 권사님 부부. 이 부부는 몇 년간 가족제사에 참석은 하되 절은 하지 않았다. 대신, 제사 준비에 솔선수범 했고, 다른 가족들에게 감사의 말을 많이 하며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권사님 부부는 명절 날 추모 예배를 드리고 있다. 하나님을 믿지 않았던 시댁식구는 하나님을 영접하고, 교회를 다니고 있다.
 
제사를 지내는 가정에서 명절을 보내는 대다수의 그리스도인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자신의 신앙 소신을 지키면서 가족들과 화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선일 교수는 목회 당시 이끌었던 가족전도공동체의 어느 권사님 이야기를 전하며, 그리스도인이 제사상황에서 신앙의 간접적 표현인 '섬김'을 통해 갈등의 불씨를 막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인은 제사에 대해 정중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신앙의 소신을 표현하되 최대한 사랑 안에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제사상을 뒤엎거나 제사 드리는 자리에서 다른 이들을 정죄해선 안됩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제사에 대한 우려와 신앙의 소신을 평화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찾아 최대한 사랑 안에서 제사 거부의사를 밝히십시오. 절 하는 자리에 서서 목례로 예를 표하고 묵념과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도 대안입니다.”
 
그는 이어 제사상 앞에서 절은 하지 않더라도, 다른 허드렛일들을 성실히 감당하면서 가족을  섬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우리의 전통 의식에서는 제사를 인간의 도리와 정성으로 봅니다. 따라서, 제사를 위해 가족이 모이고 서로의 우애를 재확인하는 자리에서는, 제사를 위한 음식 봉사가 곧 기독교적 ‘섬김’의 표현입니다.” 
 
"명절 날, 가족들과 '스몰토크' 해보는 건 어때요?"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실천신학 김선일 교수ⓒ데일리굿뉴스


김 교수는 더 나아가 온 가족이 제사를 지내기 위해 모인 현장이 복음전도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직접적이고 본격적인 전도법은 아니지만, 가족들에게 자신의 신앙 가치를 전하는 방법으로 이른바 '스몰토크'를 제안했다.
 
스몰토크란, 가족들과 제사 음식을 준비하면서 대화하는 시간에 내가 만난 예수 그리스도를 간결하게 들려주는 것이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억하며 가족들과 대화할 때, 하나님께서 좋은 부모님을 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말한다든지, 좋은 소식을 가진 가족들에게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좋은 은사를 주셨다고 칭찬하십시오. 힘든 사정에 처한 가족에게는 위로하며 기도할 때 기억하겠다고 말한다면, 친밀한 스몰토크와 신뢰관계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기회가 올 것입니다.”
 
가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섬기는 일은 우리가 하는 것이지만, 마음을 변화시키는 이는 ‘하나님’임을 기억해야 그리스도인이 지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하나님께 맡기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가족들과의 만남을 즐기는 것이야 말로 명절 날 그리스도인이 삶으로 드러낼 수 있는 '복음 전도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술·절과 같이 명절 때마다 신앙과 관련해 두드러지는 이슈에 대해 그리스도인들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심할 것은, 술을 먹지 않거나, 절을 하지 않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특징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관심과 공감을 표현하고, 친절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특징이어야 한다”라는 것이 김 교수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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