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조치 완화 후 첫 국경절을 맞았지만 명동 거리에는 여전히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아시아와 유럽 등지의 관광객과 개별 중국인 관광객(싼커)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필수 쇼핑코스로 자리매김한 올리브영 명동본점은 싼커들로 전 층이 북적였다.
 
 ▲사드보복 완화 후 첫 국경절을 맞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은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다.

기약 없는 유커…개별 관광객에 손짓하며 안간힘
 
실제로 올리브영 명동본점의 매출을 살펴보면 올해 9월 1일부터 16일까지의 중국인 구매자 수가 전년 동기간 대비 38% 증가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사드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는 전년 대비 명동본점 중국인 매출이 70%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올해는 중국 관광객 유입이 정점이던 2016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의류매장을 찾는 중국인 숫자도 회복세가 확연하다. 스파오 명동점의 경우 지난 2017년 중국인 구매자 수는 전년대비 1~2%가량 줄었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다시 10% 증가했다. 여성 SPA 브랜드인 미쏘도 마찬가지다. 명동점에서 중국인 구매고객은 지난해에 비해 10% 증가했다. 미쏘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든 대신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개별 관광객이 늘어난 게 눈에 띌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장마다 온도 차는 존재했다. H&B스토어 부츠 명동점이나 패션브랜드 에잇세컨즈 명동점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부츠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대신 동남아 관광객이 매장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중추절(22일~24일)과 국경일(10월1~7일)을 맞아 국내 유통관광업계의 기대감이 컸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은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다. 2016년 대비로는 아직 60~70% 수준으로, 다만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영향을 벗어나 확실히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단체관광객(유커)는 없지만 보따리상(다이궁)을 업고 개별관광객(싼커) 소매를 끌어당기며 지탱하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세가 정점이던 2016년 60만~90만 명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추가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행업계에서는 아직 체감할 만한 수준의 회복세를 못 느끼고 있다. 실제로 인바운드 관광객 전문여행사인 하나투어ITC의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월 5,000명에서 지난해 사드 사태로 100명 수준이 됐고, 올해도 200~300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호텔 업계도 비슷하다. 지난해 10여일의 추석연휴 덕분에 투숙률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았고, 올해 역시 연휴가 길어 지난해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내국인 고객 증가세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는 수치다.
 
그나마 면세점업계는 다이궁과 싼커 덕분에 매출이 늘고 있지만 이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중추절, 국경절을 앞두고 중국인 고객 방문이 늘고 있어 명동점 기준 월 매출이 전년 대비 약 70%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유커 대비 이익이 박한 다이궁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중추절과 국경절을 맞아 지난달 전월 대비 12%, 이달 4% 매출이 증가했다”며 “다이궁들이 막상 연휴에는 귀성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직전 달에 구매가 집중돼 매출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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