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한국에서 엄청난 돈을 버는데 얼마를 버는지도 모르고, 트래픽 비용도 안 내고,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안 된다."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이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확인 국정감사에서 한 말이다. 실제 구글의 국내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수치가 공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최근 그 동안 업계에서 추정해왔던 것보다 구글의 국내 매출이 무려 1조원이나 높다는 자료가 공개돼, 국내에서도 구글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구글은 서버를 해외에 두는 방법으로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구글 年 매출 추정치 5조원…임직원은 300명 남짓

구글은 그 동안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반복할 뿐, 정확한 매출을 공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영업이익 역시 추정치만 나올 뿐이었다.

그런데 최근 한국미디어경영학회에서 흥미로운 자료가 하나 공개됐다. 구글이 지난해 한국에서 거둔 매출이 많게는 5조원, 적게는 3조2천억원으로 추산된다는 것. 그 동안 업계에서 추정해왔던 것보다 무려 1조원이나 높게 나타난 결과다.

이번 조사가 구글의 실제 매출에 근접하다고 가정할 경우, 구글코리아가 한국에서 올리는 매출은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가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을 넘어서게 된다. 

국내 1위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가 지난해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4조6천785억원으로 추산된다. 2위 사업자인 카카오는 같은 기간 1조9천724억원을 벌었다.

영업이익을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구글의 국내 임직원 수는 300명 남짓으로, 네이버가 2017년 10월 기준으로 8105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고용 인력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심지어 한국보다 매출이 적은 영국(3000명)이나 인도(2000명)보다도 일자리 기여가 적어, 국내에서 매출에 걸맞는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 구글보다 20배에 달하는 세금 납부

지난해 구글코리아가 낸 세금은 약 200억 원으로, 네이버에 부과된 법인세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이것의 20배인 4000억 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등 국내에서 막대한 시장 지배력과 매출을 차지하는 글로벌 ICT기업들이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해마다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은 현행법상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어야 법인세 등을 징수할 수 있다. 인터넷업종의 고정사업장은 서버가 있는 곳인데, 대다수 해외 IT 기업은 세금 회피를 하고자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는 상황이다. 구글 역시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고 있다.

국민대학교 이태희 교수는 "구글은 한국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싱가포르 등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로 매출을 이전해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실제 매출이 발생한 지역과 콘텐츠 이용자의 거주지를 기준으로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취지로 일명 '구글세'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매출이 연간 7억5000만 유로(약 1조원)를 넘고 유럽에서 5000만 유로 이상을 벌어들이는 인터넷 기업에 유럽 매출의 3%를 세금으로 걷겠다는 것이다.

구글의 지난해 국내 시장 매출이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해외 인터넷기업을 둘러싼 역차별 논란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그간 꾸준히 문제시된 세금 및 망 이용료 이슈가 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오는 10월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도 구글 등 해외 기업을 겨냥한 집중 공세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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