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동안 호스피스 봉사자들이 암 환우의 가정을 방문하면서 느낀 점은 공통적으로 항암을 받는 환우들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 환우들은 자신이 직접 만들어 식사를 한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고 도울 방법을 모색하게 됐다.
 
 ▲호주 호스피스협회는 최근 새로운 사무실을 마련해 사역에 활성화를 기하게 됐다. 사진은 새 사무실 이전 예배 후 기념촬영 모습. ⓒ데일리굿뉴스

그 동안 St Philip’s Anglican Church 사무실을 빌려 쓰면서 부엌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한국음식의 특유한 냄새로 인해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호주호스피스협회(ACC)는 부엌을 마음껏 사용하며 wellbeing요리를 만들어 나눌 수 있는 사무실을 구하는 것이 숙원이었다.
 
그러던 중 봉사자들과 함께 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금식하며 사무실을 달라고 기도했다. 지난 8월 4일 21일간 연속기도회 마지막 날을 마치고 너싱홈을 방문하고 오는 길에 Eastwood 역 근처 집들을 둘러 보았다.
 
인터넷에 올려 놓은 한 집이 눈에 들어 왔다. ‘19 lansdowne St. Eastwood’, 그런데 집세가 얼마인지 아직 적혀 있지 않았다. 그렇지만 평온한 느낌이 들었다. 그 집 문 앞에서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왔다.
 
8월 11일 제2차 호주호스피스협회 총회가 열렸을 때 부엌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을 구하는 안건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다음 날 주일, 저녁에 인터넷을 검색하니 아직 집세가 얼마인지 올라오지 않았다.
 
8월 14일 드디어 집세가 인터넷에 올라와서 봉사자들과 함께 현지에 가서 보니 환우들과 봉사자들이 역에서 다니기에 그리 멀지도 않고, 주변시세 보다 저렴하지만 더 깨끗했다. 우리는 곧바로 부동산에 연락해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그 집을 사무실로 사용하는데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2단계가 더 있다. 먼저 부동산에서 승낙해야 하고, 다음에 집주인의 동의가 있어야 계약이 성립되는 것이다. 우리는 계속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8월 20일 월요중보기도회 시간에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주인이 사무실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한다는 것이다. 곧바로 계약금을 입금시켰다. 8월 27일 집 열쇠를 받고, 월요중보기도 봉사자들이 모두 집을 둘러보고 한 마음으로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이제는 사무실 빈 공간을 채우는 일이 남았다. 사무실 집기들을 기증받기로 하고 광고했더니 여기저기서 자원해 흔쾌히 기증해 주셨다. 모두 연약한 이웃들을 돌보는 마음으로, 물심양면으로하나 되게 하신 성령하나님의 역사하심에 감사와 영광을 돌려 드리며 사무실이전 감사예배를 준비했다.
 
주말에 감사예배를 구상했다. 넓은 운동장 같은 잔디가 뒤덮인 뒤뜰이 좋은데 그곳을 50여명이 앉아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만들어야 했다.
 
이윽고 9월 17일, 오전 10시가 되니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뒤뜰을 채웠다. 일찍 오신 이들은 행사에 필요한 것들을 거들었다. 11시 예배 시간이 돼 앤드류 김선교사의 사회로 진행된 감사예배에는 새롭게 조직된 호스피스 Ocarina 팀의 아름다운 찬양에 이어 송선강 목사 (시드니새순장로교회 담임)의 격려사가 있었다.
 
특히 호스피스 사역 자원봉사자 Geoffrey Brindle 씨는 “예수님은 자원봉사자로서 어떤 대가도 없이 천국복음과 이웃사랑을 위해 온 몸을 바치셨는데 ACC 호스피스는 그 제자의 길을 걷고 있다” 고 말해 모든 이들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아울러 신재구 목사 (맥콰리 한인교회 담임)가 ‘치유, 섬김, 그리고 동역’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해 은혜를 나눴다.
 
하나님께서는 늘 그러하셨듯이 오늘도 좋은 일기로 한 부조를 해 주셨다.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비치는 아침 일찍, 우리 봉사자들은 각 처소에서 만들어 온 한가지 음식으로 일사 분란하게 점심뷔페를 장식했다.
 
어디에 내 놓아도 모자람이 없이 완성된 풍성한 식탁에서 50명이 넘는 모든 참석자들이 맛있게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 손에 주신 이 솜씨와 열정으로 건강음식을 만들어 고난 중에 있는 환우들에게 호스피스봉사자들로 말미암아 얼마나 많이 배달하게 하실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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