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갤럽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모습은 기독교인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성경을 보고 동영상 예배를 드리는 기독교인들이 늘어나면서, 교회 역시 스마트폰 과의존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폰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등 3대 종교가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과의존을 해결하기 위한 3대 종교포럼'이 열렸다.ⓒ데일리굿뉴스

스마트폰에 사로잡힌 시대…"무의식적·습관적 중독이 더 위험"

지난해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아동 5명 중 1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과 성인 등 전 연령대가 스마트폰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이에 따라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증가하는 상태다.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열린 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고영삼 교수(동명대학교)는 스마트폰 중독은 인터넷 중독과는 또다른 양상과 문제점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고영삼 교수는 “기존의 인터넷 중독인 경우 게임이나 음란물, 도박 등 동기가 명확하며 시공간의 제약을 받고, 비교적 조기에 중독임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반면 스마트폰은 대부분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이용하고 시공간에 관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문제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연합 증경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는 생각 근육을 키우는 것이 디지털 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제안했다. 양 목사는 “가정과 교회를 막론하고 질문과 대화, 토론이 없는 사회 분위기가 중독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유대인의 교육 방법으로 알려진 하브루타와 쉐마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앙교육은 생각하는 근육을 키우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쉼문화운동본부 이동현 운영위원장은 경기도 파주 가까운교회의 사례를 통해 교회에서 성도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활동을 소개했다.

스마트폰을 긍정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외에도 재미있는 활동이 많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사례들이 소개돼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구체적으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등산 등 활동 장려 △스마트폰을 이용해 직접 여행계획 세워보기 △정기적으로 초등학생에게 책 읽어주기 등이 제시됐다.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교와 가톨릭 등 각 종교계에서도 여러 대안과 추진 사례를 내놨다.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상담개발원장 가섭 스님은 "현대인들은 괴로운 감정을 피하기 위해 디지털 중독을 선택하지만 이는 결국 또 다른 고통을 야기한다"며 "괴로움과 쾌락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는 명상 수행과 가르침이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가톨릭문화원장 김민수 신부는 "디지털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성경과 기도에서 멀어지는 등 신앙이 형식화되고 성도들이 편리하고 편안한 신앙생활을 찾고 있다"면서 "종교 차원에서 공동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올바른 분석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중독 등 디지털 과의존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디지털금식과 스마트休 데이 등 종교계가 힘을 합쳐 디지털 중독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발적인 스마트쉼 실천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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