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6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는 1만 5,000㎥의 쓰레기가 떠밀려왔다.ⓒ연합뉴스

지난 8월 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린 뒤 전국 곳곳의 호수와 강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심지어 전국 주요 댐에는 떠밀려 온 각종 쓰레기가 거대한 섬을 이루고 있어 우리 국민의 식수원마저 위협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4일 "8월 25일 이후 집중호우로 전국 주요 댐과 하천에 유입된 생활 쓰레기 등 부유물은 약 5만㎥에 달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7월 장마 기간에 수거된 1만 7,000㎥를 더하면 부유물은 약 6만 7,000㎥ 된다. 이는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 평균 발생량 4만 1,250㎥보다 1.6배 많은 규모다.
 
부유물 중 80% 이상은 풀과 나무 등 초목류이고, 나머지 20%는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생활 쓰레기였다. 심지어 빈 병이나 살충제, 부탄가스, 슬리퍼, 고무보트 등 상류 지역 일부 주민이나 관광객들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도 적지 않았다.
 
수도권의 중요한 식수원인 충주댐은 6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지난 8일 한국수자원공사 충주댐관리단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한 달 사이 3차례에 걸친 집중호우로 충주호에 쓸려 내려온 쓰레기와 초목류는 2만 2,500㎥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 충주호에 유입된 호우 쓰레기 2만 6,125㎥와 맞먹는 양이다.
 
대청댐 상황도 만만치 않다. 충청권 450만 명의 식수원인 대청댐에는 지난 8월 말 내린 집중호우로 1만 5,000㎥가 넘는 쓰레기가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청호에 호우 쓰레기가 유입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2년 만이다. 수자원공사는 대청호에 유입된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만 최소 2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4일 대청호에 유입된 쓰레기를 한데 모아 묶어놨던 그물망 밧줄이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훼손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수거 작업은 난항을 겪었다. 2주일 넘게 쓰레기로 범벅된 호수는 진녹색으로 변했고 고약한 악취를 풍겼다.
 
수질 악화에 이어 녹조 현상까지 심해지면서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2일 대청호 회남 수역의 조류경보를 '관심'에서 '경계'로 한 단계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경계 단계는 남조류 세포 수가 ㎖당 2주 연속 1만 개를 넘어설 때 발령된다. 대청호 남조류 세포 수는 지난 3일과 10일 2주간 연속으로 각각 4만 7,190개/㎖와 3만 5,568개/㎖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강원 소양강댐, 춘천댐, 경북 용담댐, 낙동강, 경남 진양호, 경기도 팔당댐, 서울 한강 등 전국 각지에 생긴 거대한 쓰레기 더미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부유물은 통상 20여 일이 지나면 물밑으로 가라앉아 수질을 오염하기 때문에 식수원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각 지자체는 수거 인력과 선박, 굴착기 등 장비를 총동원해 이른 시일 내에 부유물 수거 작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수생태보전과 신승철 주무관은 "피해가 컸던 대청호와 팔당호의 수거 작업은 속도를 낸 결과 현재(지난 14일) 80% 완료된 것으로 현장에서 확인했다"면서 "이번 주 내로 모든 수거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피해지역도 안전을 기해 수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확한 집계는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호우 부유물 중 20%는 생활 쓰레기"였다고 지적하며 "환경은 우리 모두의 문제다. 국민들이 최대한 쓰레기 발생이 적도록 우선하고, 재활용 등의 처리에도 협조해주시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위클리굿뉴스 9월 23일, 42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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