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화계는 늘 할리우드영화의 거센 돌풍 앞에 전전긍긍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겨울부터 모처럼 할리우드영화의 광풍을 잠재우면서 연이은 1,000만 관객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불교의 윤회사상과 무속신앙을 기저로 한 영화 <신과 함께>에 대한 크리스천들의 올바른 이해가 요구된다. ⓒ위클리굿뉴스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한껏 드높인 화제의 영화 <신과 함께-인과연>(신과 함께2)는 지난 8월 30일 총 관객 1,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기록은 지난 8월 27일 1,174만 6,135명을 동원한 <태극기 휘날리며>를 제치고 역대 박스오피스 13위에 등극한 대기록이다. 거기에다 <신과 함께-죄와 벌>(신과 함께1)도 지난해 개봉한지 16일 만에 관객 수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영화 신과 함께1·2편이 ‘쌍천만’을 기록했다며 ‘쌍천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불교의 내세관 소개 <신과 함께>

영화 <신과 함께>는 웹툰 작가 주호민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총 3편 중 두 편의 영화가 성공을 거둠으로 이제 다른 한편의 제작이 관심거리다. 잘 알려진 대로 <신과 함께>의 배경은 불교이며, 불교의 내세관을 따르고 있다. 그 중에 특히 이 영화는 1편에서 49재에 집중한다. 49재는 사람이 죽은 지 49일째에 망자가 좋은 곳에 다시 태어나길 기원하며 거행하는 불공 의식이다. 즉 불교의 환생교리(윤회사상)를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기독교의 가치관과 시각에서는 비기독교적이자 반기독교적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많은 기독교인들이 관람했다. 특히 1편에서 주연으로 출연한 한 배우는 크리스천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기독교의 가치관에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무속신앙’의 소재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연스레 관객들에게 무속신앙을 스며들게 한다.

우리 민족 구성원들에게 무속신앙은 아직도 깊게 뿌리내리며 사회는 물론 한국교회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본 모 장로는 “영화를 다섯 차례 정도 봤다. 정말 재미있고 꼭 봐야 할 좋은 영화”라는 평가를 내렸다.

따라서 기독교인이라면 <신과 함께>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분별하고 동화되지 않게 더 경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기독교인들에게 좋은 영화? 나쁜 영화?

일부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신과 함께>를 본다고 해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불교와 샤머니즘을 기본으로 한 영화를 봤다고 기존의 신앙과 기독교인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기독교인에게 낯선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의식이기는 하지만 타종교의 삶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감상한다면 전혀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 성도들의 영적 수준은 초기 한국교회 시절에 비해 많이 퇴보했다. 다수의 성도들이 예수와 세상에 양 발을 걸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길거리에 즐비한 점집을 꼽을 수 있다.

요즘 대학가에는 사주카페나 타로카페와 같은 신개념 점집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청년들의 팍팍한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미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크리스천 청년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본보 39호 4면 참조).

한국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기독교인 3분의 1 가량이 ‘환생’을 믿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소위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식으로 많은 크리스천들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기독교에서 세상으로, 또는 비 진리인 우상의 사상으로 물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게 만든다.

영화평론가인 최성수 목사는 “기독교인들 가운데는 49재의 관습을 따르는 사람들이 여전하고, 또한 제사를 드리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최 목사는 “비록 문화적인 행위라고 본다 해도 종교적으로 각인된 문화이기 때문에 <신과 함께>의 관람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불교의 내세관을 화두에 올린 <신과 함께>. 재미와 오락적 측면보다 영화가 담은 종교적 메시지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진지한 성찰이 요구된다.
<40호 9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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